그 남자는 아주 교묘하게 준야를 악마의 세계로 이끌었다. 당시는 준야도 마치 마법사를 만난 것만 같았다.

"내가 말하는 대로만 하면 돼. 나를 믿어라.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없어." [p.201]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라면 두번생각않고 무조건 구입해 읽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 책 '아름다운 흉기'가 그렇다. 밀레니엄을 읽고난 후 타 작가의 추리, 스릴러 작품들과 너무 비교가 되 흥미가 떨어지길래 자제해야지 하면서도 구입해놓고 읽지 못하고 있었던 소설들을 날 추운 주말동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는데 . . 그나마 온다리쿠의 목요조곡은 괜찮았는데 이 책 아름다운 흉기는 완전 실망 ;;;;

신간이라 빌려볼 곳도 없어 아쉬운 맘에 구입해 읽긴 했는데 이 책을 돈주고 구입해 읽었다는 사실이 마냥 씁쓸하다.

(어떻길래 이러나 ~ 이 책 내용이 궁금한 사람은 빌려보길 ;;;)

아름다운 흉기는 스포츠 과학, 운동선수들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자행되는 도핑을 소설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서울올림픽과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미국 국가대표 재키 조이너 커시를 실제 모델로 만들어낸 주인공 타란툴라는 스승인 센도 고레노리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병기이다.

어느날 집에 숨어든 네 명의 올림픽 스타들이 센도를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르는 것을 목격한 그녀는 그때부터 범인들을 쫓아 피도 눈물도 없는 복수를 시작하게 되는데 . . .

불가리아의 오지 벨메켄(Belmeken). 스포츠 과학을 연구하는 구동독과 불가리아의 공동연구소. 도핑을 비롯한 스포츠선수의 신체 개조를 연구했다고 예상되는 그곳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1미터 90센티미터의 전후의 초인적인 힘을 가진 육상 7종 경기 선수인 그녀. 갈색 피부를 지녔지만 흑인은 아닌 그녀. 센도가 단련시킨 마지막 선수이자 가혹한 실험대상.

스승인 센도의 죽음을 목격했다 치더라도 왜 그렇게 무차별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을 뒤쫓으며 복수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선 자세한 언급이 없어 너무나 아쉬웠던 책.

경찰이 수사를 하는게 아닌 그녀의 뒤만 졸졸졸 따라다니는 것 외엔 하는게 없어 그것도 이해불가.

첨 예고한대로 센도를 죽인 네명의 올림픽 스타 선수들을 찾아내 죽이는 것 외엔 아무내용이 없는 책인지라 실망백배.

탄탄한 구성과 섬뜩한 반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걸작 추리소설이란 띠지가 무색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