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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멋지고 아름답다" <2010년 2월>

삶을 살아가다보면 뜻한대로만 일이 풀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발밑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머리위에 걸어둔 물건을 발견하지 못해 머리를 부딪히기도 하고, 혹은 멀쩡히 길을 가다 날아온 돌멩이를 머리를 맞을 수도 있다. 이런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우리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딱뜨리기도 한다. 그리하여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기도 하고 혹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기도 한다. 크고 작은 예기치 못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당한 사람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다. 상황의 크고 작음은 당하는 사람이 생각하기에 달려있는 것이다. 간혹 아주 사소한 이유로 죽음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도저히 죽음의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는 아주 사소한 일들이 당한 당사자 본인에게는 아주 큰 좌절로 인식된 것이다. 그와는 반대되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도저히 희망을 발견할 수 없는 아주 큰 어려움을 당한 경우에도 그 일을 당한 당사자 본인은 그냥 넘어졌다 일어나는 것처럼 한두번 툭툭 털고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장애를 이겨낸 24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엮은 책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

평소에도 장애이해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도서들에 관심이 많던 차에 또 한권의 값진 책이 발간된 것은 나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완전 기쁘고 뿌듯한 소식인 것이다. 게다가 보통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24인의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모여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한(?) 도서인 셈이다. ^^ 그들이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야기 끝마다 10줄 정도로 소개되어 있는 글쓴이들에 대한 소개도 그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되어주어서 좋았다.

촉망받는 체조선수였으나 사고로 가슴아래와 오른손이 마비되었으나 미국 존스홉킨수대 병원 재활의사가 된 이승복 님, 의족을 하고 단축마라톤을 완주하고 장애인 수영선수가 된 로봇다리 세진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으나 첨단 장비들로 무장하고 다시 강단에 선 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 교수,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고 한국 최초의 의수화가가 되어 수묵크로키라는 장르를 만든 석창우 화가, 중도 시각장애인으로 영화를 만든 노동주 감독, 등반사고로 열손가락을 잃었음에도 일반인도 힘든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김홍빈, 중도 시각장애인으로 일반 초등학교의 교사로 재직중인 송광우 선생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으나 포기하지 않았던 천일평 기자, 수류탄 폭발사고로 시력을 잃었으나 장애인 세계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송경태님, 중증 장애인 독립생활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중증 장애인 전동 휠체어 부문 세계 기록 보유자로 기네스북에 오른 뇌병변 장애인 최창현 님,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자폐아 형진이,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뒤 많은 절단 장애인들에게 휠체어와 의족, 의수 등을 나누는 활동을 하는 김진희 님,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척추장애인이지만 국회의원이 되어 장애인들의 복지에 앞장서고 있는 곽정숙 님, 카톨릭 2천 년 역사에서 최초의 장애인 수도자 윤석인 수녀님, KBS 3라디오 <내일은 푸른 하늘>의 작가로 30년 가까이 일해오신 방귀희 님, 푸르매한방재활센터의 원장이신 지체장애 2급 장애인인 허영진 원장님, 페럴림픽 금메달리스트 휠체어 스프린터 홍석만 님, 오른팔 마비의 성악가 김동현 님, 뇌성마비 발가락 시인 이흥렬 님, 국내 첫 장애인 보건소장 김세현 님, 뇌성마비로 미국 조지메이슨 교육대학원 교수 정유선님, 하반신 마비의 바이올린 연주자 차인홍 미국 라이트 주립대학 교수, 1급 지체장애인 동화작가 고정욱 님

이상이 장애를 이겨낸 24인의 거룩한 이름들이다. 이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의 삶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다. "장애인은 불쌍하다. 장애인은 무조건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장애인은 많은 것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라는 일반인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꾼 것이다. 또한 "나는 할 수 없다. 나는 불쌍한 사람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당연히 받아야한다."라는 장애인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꾼 것이다. 그래서 더 값지고 소중한 "승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기는 삶을 살기위해,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 좌절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포기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을 지 그들의 노력에 다시금 숙연해진다. 그에 비해 우리는 너무 쉽게 사회적 편견에 물들어버리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일반인들이 보기에 객관적으로 큰 불행인 "장애" , 그러나 이 책의 24인은 그것을 단지 큰 불행으로 좌절로 남겨두지 않았다. 그것을 또하나의 삶의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난 사람들이다. 그리고 외치고 있다.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

이제 선택은 본인에게 달려있다. 작은 어려움에도 모든 불행이 내 것인냥 좌절하고 포기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24인의 장애를 이겨낸 저들처럼 큰 어려움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다시 일어나며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고 외칠 것인가.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실 건가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선 많은 사람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