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일간지 <스코츠맨(The Scotsman)>에는 '똑똑해지고 싶다면 달걀을 먹고, 스도쿠를 풀어라'라는 과학자의 말이 실리기도 했다. 스도쿠 매니아인 나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재미있는 게임도 즐기면서 똑똑해진다면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나는 게임을 좋아하긴 하지만 손의 정교한 조작이 요구되는 액션, 슈팅게임 등은 어려서부터 또래들에 비해 잘하지 못했다. 그나마 잘하는 게임이 퍼즐 종류인데 그 중에서도 게임의 규칙이 단순하고 책과 인터넷에서, 최근엔 핸드폰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접할 수 있는 스도쿠가 나의 소소한 오락거리다. 

 그러나 스도쿠 게임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소통이 어렵다는 점이다. 난제의 해법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을때 문제를 같이 보고 써가면서 '이렇게, 이렇게 했다.' 라고밖에 설명하지 못했다. 어떤 경위로 풀었는지, 그 해법을 설명할 용어를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단점을 속시원히 해결해준다. 스도쿠의 규칙, 역사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 이 책은 게임의 해법에서 <윙, XYZ윙, 소드피시, 젤리피시, 터보트피시, 연결고리 만들기> 등의 다양한 방법을 자세히 소개해준다. 사실 스도쿠를 해본 사람이면 이미 자연히 체득하고 있는 새로울 것 없는 해법들이지만 공용어를 인지함으로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이다.

  또 한가지 이 책의 장점은 추측해야 하는 문제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추측해야 하는 문제란, 더이상 스도쿠의 공인된 해법으로는 풀리지 않아 맞을 것 같은 후보숫자를 대입하여 풀어나가는 문제이다. 인터넷으로 쉽게 접하는 스도쿠게임들 중에는 추측을 해야 풀리는 좋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

저자는 이 책에는 추측이 필요한 문제는 한 문제도 없다고 장담했고 실제로 풀어본 결과 그랬다. Premium부분의 문제도 쉽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추측하기가 필요없었기 때문이다. 문제 하나하나가 개운하게 풀려서 실제 난이도보다 더 쉽게 다가오는 듯하다. 따라서 스도쿠 매니아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초보도 이 책을 통해 좋은 문제만 풀어나간다면 금새 실력이 향상될 것이다.

 만약 다른 곳에서 추측하기가 필요한 문제를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저자는 그런 문제는 집어던지고 추측하기가 필요없는 새로운 문제를 찾아 나아가라고 권한다. 집어던질 필요가 없는 이 책이 그래서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