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에 대해 익히 들어 알지만 우리 아들과 병행해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단지 미술로 다 풀지 못한 마음을 좀 풀어주고 재미도 더할 수 있으니 좋겠다 싶어 종이접기도 해보고 찰흙을 사서 조물락조물락 주물러 보기도 하는 등 간단한 미술작업을 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못해주고 있다. 유치원에서 미술활동을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 집에서는 머리 좀 굵어졌다고 바락바락 대드는 아들과 실랑이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 모르겠다.

 

'딸인 엄마는 절대 모르는 아들의 마음' 이란 구절이 왜 이리 와닿는 것일까.

하긴 나는 딸부잣집에서 태어나서 여자들 속에 친근함과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남자들에 대해 잘 모를 뿐더러 남자와 함께라면 나이를 떠나 은근히 긴장을 하게된다. 이는 결혼을 해서도 남편의 심리파악에 여념이 없지만 이해할려고 노력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여자들의 심리를 잘 모르는 남편으로 인해 감정이 상할 때도 많지만 이제는 남편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 그런데 남편보다 작은 형체를 띄고 있는 내 아들이 나의 신경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넘쳐나는 에너지는 이미 기네스북감이고 사사건건 사고를 치니 말이다.

'우리 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라는 제목을 보면 우리 아들이 달라졌어요라는 말같이 반가운 말이 없는 듯 하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미술로 달라졌단다. 남아 미술교육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너무나 잘 생긴 동안인 얼굴을 가진 호남형처럼 보인다. 미술심리치료를 공부한 저자는 여아가 아닌 남아를 상대로 미술치료를 해왔다고 하는데, 여자아이들보다 더 다루기 힘들고 이해하기 어려운게 남자아이들인것 같다.

미술치료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남자 아이들의 심리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아들의 심리 파악과 함께 미술치료로 어떻게 접근하는 지 궁금했다.

 

여자아이들이 사랑받기 위해 산다면, 남자아이들은 인정받기 위해 산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남자아이를 교육하는 교육자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이다. p.180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둘 다 키우고 있는 나는 여자아이 세 명 키우는 게 낫지 남자아이는 한 명이라도 벅차게 느껴진다.

남자아이들은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데 인정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해야 인정을 해주지 않을까. 인정을 해준다는 것 이는 아들도 한 존엄체라는 뜻인데 엄마의 눈에는 왜 하는 행동이 불안하고 떳떳한 남성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자꾸 간섭을 하고 잔소리를 하게되는 것일까?

저자가 말한대로 엄마들의 욕심이 큰 것일까?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사회가 정체보다는 발전을 좋아하기때문에 엄마인 나도 나의 아들이 남들과 비교해서 좀 떨어지거나 집중을 잘 못하고 장난을 치는 것을 보면 여간 실망이 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아들의 단점을 장점으로 봐주면 좋겠는데, 우리나라가 경쟁사회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저자는 아들들의 약점을 강점으로 보고 미술로 확장시켜 줌으로써 엄마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것으로 봐서 미술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만큼은 확실한데 일반 엄마들은 미술치료 상담사가 아니니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아들의 성향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시선으로 봐주고 기다려 주는 것 그리고 필요하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내린 나의 결론이기도 하다.

우리의 사회통념으로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를 망칠 수 있다.

 

만일 아이가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아이도 자라길 바라는 엄마라면, 아이가 하는 쓸데없어 보이는 일들에 관대해지자. 아이가 어떤 것에 손을 대도 위험하거나 남에게 피해주는 일이 아니라면 편견을 갖지 말고 마음껏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자.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