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밖으로 달리다>는 제목으로 추측컨데 미래로 여행하는 공간이동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과 기계와의 전쟁을 연상시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청소년을 위한 문학이라니 필독서처럼 느껴진다.

슬로모션으로 공간이동을 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그다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이 책은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의 첫 작품으로 '에드거 앨런 포 상'후보에 올랐을 뿐 아니라 미국 도서관 협회 추천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니 살짝 기대를 해본다.

 

1840년대에 살고 있는 제시 카이저 가족

아버지는 훌륭한 대장장이고 엄마는 남몰래 병자들을 돌보고 있다. 그리고 제시의 형제자매는 아빠를 돕거나 제시처럼 학교에 다닌다.

스마이드 선생님의 수업이 한창인데, 제시의 절친한 친구 케이티가 갑자기 아프다고 한다.

교실 이곳저곳에 빈자리가 많은데 케이티까지 아프니 제시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말 이러다간 클리프턴의 아이들이 다 죽게되는 것은 아닌가.

제시의 엄마는 제시에게 이 클리프턴에 유행하고 있는 병(디프테리라)에 대해 설명하고 바깥세상(1996년)으로의 탈출을 도와준다. 그리고 이 순간부터 내 몸의 세포가 하나둘씩 깨어나기 시작했다.

클리프턴의 미래가 제시의 손에 달려있고 지금 제시는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고 있으니 수많은 긴장감과 긴박감때문에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짜임새있는 구성에 공간이동이라는 소재가 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시간밖의 세상은 1996년, 현대의 의학과 과학이 낳은 소산들에 제시는 낯설어 하지만 오히려 우리는 1800년대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1840년대면 남북전쟁의 첫 포성이 울리고 1860년노예제 금지를 옹호하는 에브라햄 링컨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시대적 배경을 뒤로 하고,

제시 가족이 어떻게 크리프턴에 살게 되었는 지와 클리프턴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받은 충격은 내가 캐나다 빅토리아에 있는 지도에도 없는 인디언 마을을 보고 받은 충격과 흡사했다.

그리고 예전에 봤던 영화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가 떠올랐다.

정신적인 충격이 얼마나 클지 그리고 새로운 세상 속에서의 삶과의 괴리감이 얼마나 클 지 나는 짐작하지 못한다.

 

<시간밖으로 달리다>를 재미있게 읽었지만, 인간이 실험대상이 된다는 것 그것도 의학적인 이용가치는 인간의 특권이 아니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