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을 통해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읽기 전 저자약력을 보는 습성때문에 책 내용을 접하기 전부터 선입관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누군가가 현대사상연구회를 안다면 이런 사회과학 서적은 저자의 투명성이 생명이라고 간곡히 말해주고 싶다.
 왜냐면 목적은 분명히 보이고 책 내용도 나름의 시사성을 가지고 있는데
 저자님들을 몰라서 괜스레 책 내용도 의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책에 참여한 분들의 약력과 학자로서의 시선을 밝혀줄 수 있는 저서목록을 올리면 간단할 것을 왜 생략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정치학에서의 보수란 충분히 인정할만한다.
 문제는 제대로 된 개념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변형된 개념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점을 제대로 짚어내고 있다.
 여태까지 싸워온 것을 소중히 하면서 지키는 것이 보수다.
 보수를 거부하는 것은 과거에 싸우며 지켜온 것 또한 저버리는 행동이 것이다.
 문제는 보수가 마치 기득권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취는 것이다.
 보수만의 문제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보수가 존재하면서 고쳐가야 할 것이지 보수를 말살해서 해결 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

 사회적으로 보수가 갖는 부정적 개념상 우리나라 보수는 기득권을 갖고도 큰 소리를 내지 못했다.
 마치 타국의 정치를 보면서는 저 많은 복지정책은 누구 돈으로 하는 거냐?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복지문제가 들어가지 않으면 보수세력이든 진보세력이든 선거활동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이 책은 어느 정도의 포용력도 보여주고 있다.
 진보라고하면 무조건 빨갱이라고 밀어붙이던 모습에서 벗어나서
 진보에도 북측 옹호 세력과 남측의 이익을 위한 세력이 있다는 것을 구분하고 있다.
 이러한 구분은 이 책의 앞 부분에서 설명하고 있는 개념이나 단어 선택의 변형이 가지고 오는 파급력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때 의미있는 구분이라고 여겨진다.

 우리 사회는 짧은 시간 동안 큰 아픔을 겪어 왔다.
 그리고 그 만큼 분열이 일어나기 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서로서로 포용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고 이 책은 그런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시의적절하다고 보여진다.
 
 연구자가 자신의 저서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자신이 누구임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책은 충분히 의미있는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고 자부심을 갖어도 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추후에 나오는 저서에는 저자 각각의 약력과 기타 저서들을 밝혀서 주장의 신빙성을 더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