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상황과 연쇄 살인마, 살인을 하는 연관성과 세세한 디테일, 
 마지막까지 두꺼운 스릴러 소설을 다 읽은 독자를 위한 반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스릴러 소설의 양념처럼 여겨지고 있는 성적인 요소들까지.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이 갖춰야 할 모든 미덕을 가지고 있다.

 소련이 공산주의 사상에 빠져 있을 때 사람들의 상황이 어땠을 지를 보여주는 모습은
 북한의 모습을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효과도 있다.
 심지어 이 책이 냉전시대에 출판되었다면 분명히 사상전에 사용되기 위해서 지원을 받았을 거라고 여겼을 만큼,
 공산주의의 상황을 세세히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주인공의 변화와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할 수 없다는 내 개인적인 믿음의 상충이다.
 주인공의 삶을 생가해보면 기구하기 짝이없다.
 배신의 배신의 연속이다.
 그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억조작이랄까? 그 일조차 동생의 비난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부인도 믿을 수 없고, 부모님도 애매한 존재다.
 그 상황에서 공산주의 사회안에서 조용히 살고 있는 마을 사람 전체들이 
 공산주의내에서의 삶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추측’하나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줄거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후반부는 마치 어른들을 위한 환상동화를 보는 듯하다.
 모두들 아직은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고, 타인을 위해서는 자신들을 희생할 수 있다고 믿으라고 강요하는 느낌이다.
 심지어 그의 부인은 그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지 시험하는것을 통해,
 마치 그런 따스한(?)마음이 없으면 안된다는 듯이 강요를 하기 시작한다.

 가끔씩 주인공이 영웅이면
 책을 읽던 사람들은 그 사람의 일이 마치 정당화되고 그 반대쪽의 사람들은 절대악과 같이 생각하게 된다.
 문제는 그 영웅의 변모다 영웅답지 않다고 여겼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