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 저자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컸던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승연 작가의 키워드는 '언어'라는 것에 걸맞게 영어, 이탈리아어, 불어를 포함한 7개의 언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라틴어 독해 가능이라는 이력까지 있으니 언어에 있어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 출간되는 책들을 보면 오히려 그 어느때보다 인문학에 관한 책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도 인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자신의 특기라고 해도 좋을 언어를 통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제시어들의 언어의 기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괜히 언어 천재가 아닌것 같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언어가 생성 당시와 똑같은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는데 예를 들면 글래머라는 단어는 '문법을 잘하는 여자'를 의미하며, '카푸치노'라는 단어는 카푸친 수도승들의 옷 색깔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럭셔리의 의미가 '바람난 남자'라고 하니 럭셔리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과거의 사람들이 본다면 그 의미 차이에서 놀라게 될 것도 같다. 프리티가 '속물'이라는 의미였다니 칭찬을 의미하는 요즘과는 완전히 반대인 것이다. 또한 샌드위치라는 단어가 몬테큐의 영지가 '모래로 덮인 해안'이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클래식이 음악이나 영화과 같은 문화를 '급'에 따라 나눠서 즐길 수 있었는데 여기서 '계급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서 클래식이 나왔다고 하니, 클래식이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고, 그와 관련된 사람이나 조예가 깊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이 즐긴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그 의미가 이어져 온 경우가 할 수 있겠다.

위와 같이 언어의 기원을 읽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선정된 단어들이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