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잘해야 한다, 단단해져야 한다, 참아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로 사람들을 격려보다는 마치 채찍질하듯 쓰여진 책들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런 책들을 통해서 그동안 자신이 너무 부족했고 또 지금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또 더 참아야 한다는 식의 자기 반성을 넘어 자괴감이 빠지기도 하는데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물론 자극제가 되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채찍과 당근 둘 다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가운데 『가끔은 웅크리고 있어도 괜찮아』는 왜 그 정보밖에 못하냐는 힐난이나 질책보다는 그래도 괜찮다고 항상 뛰어나지 않아도 좋고 때로는 잘 못해도 괜찮다라고 다독여주는것 같은 느낌의 책이라 왠지 마음의 부담감이 덜하다.

 

특히나 마음이 온전히 자랄새도 없이 몸만 어른이 되어버린, 그래서 어른다워야 하기에 힘들어도 힘들다고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러나 복잡다난한 삶 속에서 힘들어하는 어른들을 위해 다른 것도 아닌 어린시절 우리 곁에 있었던 존재들을 통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기도 하고 장르도 딱히 가리지 않고 읽다보니 간혹 주변에서 저자의 경우처럼 책을 추천해달라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부탁을 받으면 사실 너무 고민이 되는 것이 나의 취향과 그분의 취향이 다를수도 있고 막상 추천했다가 그분에겐 별 감흥이 없다면 괜시리 실없는 사람이 될 것도 같아서 대체적으로 그 분야의 베스트셀러 위주로 추천해주기 마련인데 그런 와중에도 소위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남녀노소 누구를 불문하고서라도 실패하지 않는 선택이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런 명작들 중에서도 우리의 어린시절을 함께 했던 작품들을 담고 있는데 신기한 것은 그 당시에 발견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어느 정도의 삶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여러 경험들을 하게 되면서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

 

바로 단순하다 싶었지만 그속에 담긴 놀라운 인생철학을 이 책은 담아내고 있고 그와 관련된 작가의 생각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책에 수록된 『에이번리의 앤』을 필두로 『어린 왕자』, 『미운 오리 새끼』, 『아낌없이 주는 나무』, 『키다리 아저씨』등 다양하다.

 

분명 잘 아는 작품이며 읽어 본 작품이 거의 다라고해도 과언이 아닐진데 지금 와서 보는 문장들은 그야말로 '주옥같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게 할 정도이니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명작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것 같아 만약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인 사람들은 어린이 도서라고 생각하지 말고(요즘은 예쁜 일러스트로 꾸며진 어른들을 위한 동화 형식으로 출간되는 버전도 있을 정도이니) 이 책에 소개된 도서리스트로 독서를 시작해봐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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