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천국과 지옥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믿음의 여부를 떠나 살아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착하게 살면 '천국'에 가게 되고, 그 반대의 삶의 살면 '지옥(불)'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는 관련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생각하게 되는 어떤 상징적인 이미지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천국이 나온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천국에도 등급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드는 것이 죽어서도 열심히 살아야 하는 구나, 천국에 갔다고 다 끝난게 아니구나 싶은데 지상에 존재하는 등급이 천국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씁쓸해지기도 한다.

『내 생애 최고의 열흘』의 주인공인 스물아홉 살의 알렉산드라(알렉스>는 새벽 4시에 자신의 강아지인 복숭아를 산책시키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게 되는데 그 차가 미니쿠페라는 점이 의외라면 의외이다.

결국 알렉스는 천국에 가서 살아 생전 다 누리지 못한 생에 대한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한 혜택을 누리면서 살아간다. 그 이유는 알렉스가 천국에서 배정받은 곳이 천국 중에서도 최고 단계인 일곱 번째 천국으로 그녀는 여기에 멋진 전원주택에 살면서 그 집안에 신상으로 명품을 채우고 지상에서와는 달리 아무리 먹어도 다이어트가 필요치 않게 살도 찌지 않기에 말 그대로 천국이 따로 없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천국같은(?) 행복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나는데 그것은 바로 그녀가 천국에 있어도 되는지에 대한 '천국 입주 시험'을 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 시험의 내용은 '내 생애 최고의 열흘'이라는 주제로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고 만약 이것이 통과 되지 못하면 그녀는 일곱 번째 천국에서 네 번째 천국으로 강등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결국 소설은 그녀가 자신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고 이후에는 열 번째 날에 이르기 동안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다. 사실 네 번째 천국도 그다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최고 단계의 천국에서 살다가 네 번째로 강등된다는 것은 더 큰 상실감을 선사할지도 모르겠다. 편안하고 행복한 최고의 순간을 살다가 그 기회들이 사라지는 셈이니 알렉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이 에세이를 통과시켜야 하는 살아생전에도 경험하지 못햇을 일생일대의 기로에 놓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날들에 대한 이야기가 마치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면서 천국에서 살기 위해 지상에서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그녀의 삶이 아이러니하고 이것이 이 책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20세기폭스가 에이미 아담스 주연으로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스토리 자체가 지닌 흥미로움을 생각하면 영화도 충분히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