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유럽 스릴러가 인기인데, 『그가 알던 여자들』은 바로 그 흐름에 맞춰 새롭게 등장한 또 하나의 흥미로운 <다크 시크릿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시리즈 1편인 『살인자가 아닌 남자』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하지만 조금은 그 위치나 관계가 달라졌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때는 소위 잘나가던 범죄 심리학자였지만 가족을 잃은 이후로는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점점 더 추락해가는 섹스중독자이자 사회 부적응자인 세바스찬 베르크만은  『살인자가 아닌 남자』에서 특별살인사건전담반에 잠깐 투입되어 일한 것을 제외하고는 여려 해 동안 일하지도 않은 채 자신에게 남겨진 지나치게 큰 부모님의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세바스찬이 최근 관심을 갖는 일이란 우연히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안나라는 여성이 보낸 편지를 통해서 알게 된 자신의 딸의 존재이다. 그리고 조사 끝에 그 딸은 바로 특별살인사건전담반에서 함께 일했던 반야였던 것이다.

 

여전히 반야는 세바스찬의 정체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있는데 세바스찬은 틈틈이 자신의 딸인 반야가 살고 있는 집 주변에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스토커나 할 법한 행동으로 딸을 지켜 본다. 그리고 결국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가족이자 딸인 반야와 진정한 부녀 사이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여성이 자신의 집안에서 성범죄를 당하고 목이 잘리다시피한 상태로 죽어있는 3건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범죄 사이의 간격과는 달리 세 번째 일어난 사건은 그 간격이 너무나 짧아져서 특별살인사건전담반은 네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할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 동시에 유력한 용의자로 연쇄살인범인 힌데로 좁혀진다. 그리고 과거 세바스찬은 연쇄살인범인 힌데를 잡는데 한 몫하고 이러한 이야기를 책으로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었다.

 

살해당한 여성들의 모습이 힌데의 수법과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뢰브하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데 이 교도소에 1편에서 발생한 사건에 등장했던 토마스 하랄드손이 새로 부임해오고 반야와 빌리는 힌데를 만나기 위해 교도소를 찾게 된다.

 

이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네 번째 희생자가 발견되는데 그는 바로 얼마 전에 세바스찬이 함께 밤은 보낸 여성으로 이전의 희생자 역시도 세바스찬이 아는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그와 함께 잤던 여성들이다. 그리고 이제는 세바스찬이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목표인 자신의 딸 반야까지도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결국 세바스찬은 잔혹한 범죄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야기는 『살인자가 아닌 남자』에서처럼 키가 큰 범인과 세바스찬, 연쇄살인을 수사하는 특별살인사건전담반의 세 갈래로 번갈아가면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는 세 이야기의 흐름은 결코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712쪽이라는 상당한 분량이 한 권으로 되어 있는 소설인데, 1편에서처럼 이상하게도 처음에는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어렵지만 차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몰입도나 흥미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면 될 것 같다. 그래도 1편 보다는 더 잘 읽히고 초반 흐름도 빠른 편이여서 읽기에는 더 좋을것이라 생각한다.

 

가치창조,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