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우리는 누구나 가슴속에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산다. 차마 말할 수 없고, 의지할 곳이 없어서 가슴속에 담아 두고 사는 것이다.

이처럼 인생에서 쓰라린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 바로 무지개 곶의 찻집이다. 이 찻집에 무지개가 있는 곶을 그린 그림이 걸려 있기에 아마도 이 찻집에 무지개 곳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이 아닌가 싶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여름에 이르기까지 총 6편의 이야기로 짜여진 책이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마치 마법 주문같은 말로 정말 맛있어지는 커피와 진짜 행복해지는 마술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루에도 서너잔 이상의 커피를 습관처럼 마시는 내게 이 책은 마냥 지어낸 이야기같지가 않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커피와 상황에 저절히 어울리는 커피가 어울어지는 향기로운 이야기같다.

화가였던 남편을 잃고 무지개 곶의 찻집을 운영하는 여주인 에쓰코에게서도 묘한 분위기가 풍긴다. 그리고 그 찻집으로 여러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어떤 이유에서건 모두가 힘들고 지쳐있는 사람들이다. 더이상 힘을 낼 수 없을만큼 지쳐있는 그들이 찾아온 곳이 바로 무지개 곶의 찻집인 것이다.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가 진행될때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내용이 묘한 듯 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공감을 자아내는 것은 바로 이러한 데에 있다. 제각각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바로 우리네 모습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청년, 아내를 잃은 아빠와 딸, 힘든 생활고에 찻집에 들어온 도둑, 옛꿈을 다시 찾으려는 찻집 주인 에쓰코의 조카, 그리고 에쓰코를 마음에 두지만 고백조차 못한 단골 손님 등의 모습이 결코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속에 나오는 무지개 곶의 찾집은 이 글을 쓴 저자 모리사와 아키오가 자신의 고향인 치바 현에 실제로 존재하는 ‘무지개 케이프 다방’을 취재해서 그곳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고 한다. 과연 실존하는 그곳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책속에서와 같은 무지개 곶의 찻집이 존재한다면 나역시도 한번 가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한잔 마시고 싶다. 그리고 과연 내게는 어떤 음악을 추천해줄지 그것도 궁금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픔을 간직한채 살아간다. 그것을 풀길이 없어서 그저 그렇게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 답인 것 같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곳이 존재한다면 우리네 삶이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