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자세히 보니 비교적 최근에 읽은 <공항의 품격>이란 작품을 쓴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작에서 공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을 잘 묘사한 재미를 준 작가의 후속작품이라 기대가 되었다.

역시나 이번 <연애의 품격>에서도 다양한 사건이 벌어진다. 주인공 엔도를 중심으로 해서 정말 직장에서 있을법한 사고뭉치 후배의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본인은 일부러 의도하고 그러진 않겠지만 주변 사람들, 특히 자신의 선배를 힘들게 하는 후배가 한두명은 꼭 있기 마련이다.

그외에도 정말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나온다. 테러리스트로 오인받아 경찰이 뒤쫓는 사람이 나온다. 그의 출국을 경찰이 막아 달라고 말하기도 하고, 한류 팬인 사람의 사연도 나오며, 다른 남자에 빠져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가 출국하려는 사건까지 발생한다. 무려 아이도 있는 아줌마가 말이다. 게다가 다른

정말 이보다 더 할 순 없을 정도의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 곳에서 엔도는 과연 어떤 로맨스를 펼쳐 보일까 싶다. 사건 사고가 한순간도 끊이질 않아서 과연 연애를 할 시간이나 있을까 싶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런 엔도에게 여대생(가와타)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공항 사무실 폐쇄를 막을 수도 있을지 모를 특별한 인물이다. 공항 사람들의 떠밀림에 엔도는 가와타와의 연애가 시작되는 셈이다.  

연애라는 주제를 들고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속에는 직장인으로서의 애환과 사람 사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전작 <공항의 품격>에서 처럼 공학 직원들이 합심해서 도와야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 사건들의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과연 연애에는 어떤 품격이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조금 황당한 사건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다들 이유가 있다. 보편적인 잣대로 보면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뭔가 화려한 느낌의 연애는 없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말이다. 오히려 주인공 엔도의 연애사라기 보다는 그냥 우리네 이웃들(조금 특이한 이웃들이긴 하지만 말이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한 책이다.

큰 연애사를 기대한 사람들에겐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전작 <공항의 품격>을 읽은 사람들에게 공항 이야기의 연장선상이라는 의미에서 또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