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의 요점은 '상상력만 있다면 박물관도 즐겁다'이다.

우리 어린 시절엔 박물관이라는 곳에 자주 가지도 못했었지만 어쩌다 한 번씩 갔다해도 더없이 고요하고 정적이 흐르는 박물관에서 어떤 생기를 느끼기는 여려웠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찾은 박물관은 지루해하는 아이들은 어딘가에 떼어놓고 혼자서 둘러보고 싶을만큼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이들에게도 어떻게든 이를 느끼게 해주고 싶지만 늘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박물관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나보다는 훨씬 유연하고 해학적이고 유머가 넘친다.

첫장면에서 주인공 남자아이가 자기 방안에서 손전등을 비추며 깨끗한 옷을 찾아입는 것부터 아이들을 확 잡아끈다.

일단 자기방에서 펼치는 탐험과 모험이라니 탐험이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들어가는 셈이다. 

뒤죽박죽인 방을 나서 박물관에 간 주인공은 박물관의 유물들이 실제로 보냈던 시간들을 서로 뒤섞음으로써 우리가 역사와 만났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느라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다.

사람이 공룡을 훈련시킨다던가 콜롬부스가 엄마의 차키를 찾아주는 장면들은 역사를 현재로 데려와 능숙하게 생동감을 부여한다.

또한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이라고 기념하고 있는 일들이 주인공이 보기엔 별 것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재미있게 보여주기도 한다. 작가는 마지막까지도 요점과 웃음 잃지 않고 아이가 역사를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넌즈시 욾어주고 주인공 아이는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소장용까지는 아니지만 한번쯤 꼭 읽으면 좋을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