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송언이 자신의 진짜 제자와 있었던 일을 소재로 쓴 동화이다.

<김 구천구백이>라는 호기심을 끄는 제목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이야기일지 정말 궁금하게 만들었다.

구천구백원짜리 장난감을 사려고 돈을 열심히 모으는 아이의 에피소드일까??

답은... 당연히 아니다. ^^;

 

아이들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새로나온 장난감 비드맨을 갖고 싶은 주인공 김건하 아니 김브라보.

엄마에게 이야기해봤지만 조잡한 문방구 장난감을 칠천원이나 주고 사는 것은 허락할 수 없다고 딱 자르는 엄마 때문에 두 번 말도 못 꺼냈다. 헌데 같은 반 박마법이 친구들에게 돈을 나눠주며 비드맨을 사라고 하니 쉬는 시간에 얼른 달려가 사들고 들어왔다.

이 사실을 안 담임선생님은 박마법이 엄마돈을 몰래 가져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돈을 돌려주라고 명령하신다.

엄마에게 차마 칠천원 달라는 말을 못하는 건하는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지만 선생님은 집요하고 포기할 줄 모르신다.

아침마다 칠천원을 박마법에게 돌려주었는지 물어보는 선생님과 매일같이 여러가지 이유를 달며 돈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변명하는 김브라보와의 말싸움은 늘 반복되고 갈수록 선생님의 수식어가 늘어가는 것에 절로 웃음이 나온다.

김브라보가 엄마로부터 돈을 받아오는 것을 포기한 선생님은 직접 엄마와 통화를 시도하지만 식당일로 바쁜 엄마는 통화가 되지 않는다. 엄마한테 선생님 휴대전화로 전화하라고 전하지만 밤늦게까지 식당일에 시달리는 엄마에겐 관심밖의 일이다.

김친천칠백에서 하루에 백씩 이자가 붙어 김만이 되는 날 경찰에 신고를 하던가 전학을 가야한다는 선생님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김브라보는 그저 하루하루를 보내기만 한다. 김구천구백이 된 날 아빠를 학교로 데려와 비드맨사건은 마무리된다.

 

남의 돈을 함부로 빌려쓰는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가르침을 주고 싶었던 선생님과 그 집요한 선생님의 가르침이 힘겹기만 했던 제자 사이의 간단하지만 쉽지않은 문제해결 이야기.

생업에 바빠 아이의 선생님께 연락하는 일이 힘든 엄마를 그저 아이에게 무심한 엄마라고 말해도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