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것도 무섭고 커다란 소리도 무서운 우리 아들.

하룻강아질르 벗어난 대여섯 살에는 세상이 무서운가 보다.

다섯살 마메타도 어둠이 무섭단다.

모치모치나무라고 부르는 칠엽수가 낮에 볼 때는 만만해보이는데 밤만 되면 그 커다란 가지와 나뭇잎이 마메타를 향해 뻗는 손길처럼 느껴진다. 요즘처럼 집 안에 화장실도 없으니 밤에 쉬가 마려우면 마메타에게 이런 낭패가 없다. 혼자서는  오금이 저려 쉬도 할 수 없으니 자고 있는 할아버지를 흔들어 깨워서 할아버지 목소리를 들어야 쉬도 나온다.

어린이만 볼 수 있다는 모치모치나무에 불이 켜지는 밤도 마메타에겐 꿈같은 이야기다.

그냥 보지 않을래요 하고 포기해버리는 마메타.

무서워서 도전을 쉽게 포기하는 마메타의 모습은 마냥 안타까워서 손을 잡을 끌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도 묵묵한 할아버지.

그날 밤 할아버지가 아파서 드러눕자 마메타는 두 눈 꼭 감고 달린다.

언덕배기를 날듯이 달려 마을까지 치닫는 마메타의 발은 공중에 떠있는 것 같다.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용기를 낸 마메타에게 돌아온 것은 아름다운 모치모치나무에 불이 켜진 장면이다.

마메타의 집에 같이 간 의원은 그저 보름달과 별이 칠엽수에 걸려 밝게 보인다고 말하지만 마메타에게만은 환상적인 빛이 보인다.

그것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어둠속에 선 어린이만이 볼 수 있는 인생의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