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같은 동화책이다.
이번에 가문비에서 나온 가문비 그림책들은 하나같이 아이들에게 자연이 친구임을 알게 해주는 아름다운 책들이구나.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훌륭한 책들이 많아서 참 행복하겠다.

언덕 위에 서있던 자작나무 세그루는 세상이 궁금했다.
자신들이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이 궁금해져서 여행을 떠난다.
여행 떠나는 자작나무 세그루에게 태양과 바람과 비가 그들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게 씻어주고 빛나게주고 밀어준다.
자작나무가 닿는 곳에서 술취해 비틀거리는 대도시가 있고,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더렵혀진 호수가 있다.
전쟁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언덕, 엉망진창인 놀이터... 어디도 자작나무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과 함께 놀던 자작나무는 언덕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언덕에 돌아오자 태양과 바람과 비는 그들이 떠날 때의 모습 그대로 그들을 반긴다.

나는 다른 나무들과 달리 하얗게 빛나는 자작나무 줄기를 좋아한다.
자작나무가 모여 하얗게 보이는 자작나무 숲의 아름다움도 좋아한다.
그들을 돌보는 자연의 보살핌을 느끼니 하얗게 빛나는 자작나무 줄기가 왜 아름다운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자작나무를 변함없이 돌보는 자연에 비해 인간들이 저지르고 있는 일들이 너무 잔인하고 서글프게 느껴진다.
그래도 여전히 아이들은 희망이고, 언젠가는 자작나무가 있는 언덕에 자작나무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가진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도착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