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악동같은 꼬맹이만 보고 만만하게 집어들면서 <안돼 데이빗!>을 연상하면 안된다.

끌로딘느 데마르또는 프랑스 작가이다.

프랑스가 철학교육이 얼마나 잘되어 있는지는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 용으로 쓴 것이 분명한 <꼬마 악당 - 어린이 감성 사전>은 프랑스의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철학적인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나'는 너무나 당당하다.

'나'는 성인이 되면 내 이빨은 내 마음대로 할 것이다. (표지의 채색된 이가 바로 그 그림이다.)

'나'는 아빠 발에서 나는 썩은 생선 같은 냄새도 웃지 않는 어른 따위는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빠의 우스개소리에 웃는 것이 아니라 끔찍한 아빠의 트레이닝복 바지에 웃는다.

패션감각 꽝이고 우스운 넥타이나 매는 어른들의 행동은 '나'에겐 나의 어지러진 방보다 더 끔찍한 일인데 어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스스로 책을 쓰고 자기만이 깨닫고 있는 많은 개념들을 정리하는 '나'는 얼마나 대단한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나'의 모습에 진심으로 감탄하게 된다.

철학적이고 자유롭고 자신만만하고 자부심넘치는 프랑스의 어린이의 목소리가 진정 이렇다면 이건 정말 부러운 일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철학적 사유를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사족. 얼굴이 시계로 변한 엄마의 얼굴은 자화상 같아서 조금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