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우리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는 옛이야기의 전형

자신의 비밀을 알려하지 말고 지켜 달라고 하는 배우자가 있다.

대개는 자신의 호기심 보다는 주변 사람의 말에 마음이 흔들려서 배우자의 비밀을 들춰보게 되는데 그로 인해 둘 사이를 이어줄 수 이었던 마법이 사라지고 배우자는 멀리 떠나버린다. 짝을 잃은 주인공은 신뢰를 지키지 못한 벌을 받듯이 갖은 고생을 하면서 배우자를 찾는 여정을 마치고 마침내 둘은 해후하게 된다.

 

어느 나라에나 어느 문화권에나 비슷한 이야기들이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그 이야기의 전형성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는 틀인 듯하다.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은 노르웨이의 민담을 기초로 만들어졌고 북유럽인 만큼 이야기의 주인공에 하얀 북극곰이 나온다.

어느 집의 예쁜 막내딸에게 북극곰이 청혼을 한다.

아버지의 설득으로 북극곰에게 시집을 간 막내딸은 호화로운 궁에서 만족스런 생활을 하지만 가족들이 보고싶다.

북극곰은 엄마와 둘이서만 얘기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막내딸을 집에 다녀오게 하지만 엄마는 막내딸을 불러내 시시콜콜 사는 이야기를 물어보고 밤이면 딸옆에서 잠이 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초를 켜고 보라고 시킨다.

초를 켜고 자기 옆의 잘생긴 왕자를 확인 하는 순간 촛농이 떨어져 왕자는 잠에서 깨어난다.

왕자는 마법에 걸려 코가 긴 공주와 결혼하러 북쪽 성으로 떠나고 막내딸은 왕자를 되찾기 위한 험한 여정을 시작한다.

왕자에게 수면제를 먹이는 코가 긴 공주와 잠이 든 왕자 앞에 눈물흘리는 막내딸의 모습은 낯이 익다.

그래도 막내딸의 진심어린 마음에 마법은 풀리고 둘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