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시절 명작동화는 즐겨 읽었지만 창작동화는 참 싫어했었다.

이야기들이 어쩐지 동화스럽지도 않고 끝도 시원스럽지 않은 괴상한 동화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별로 없고 무언가 답답하기만 해서 읽어도 재미가 없었다.

그 시절 책들은 인쇄기술이 떨어져 삽화들도 거의 흑백이거나 2도 인쇄가 많았던 듯 하다.

요즘 나오는 책들은 우리나라 창작동화들도 어찌나 재미있는지 내가 아이에게 읽어주다가도 킥킥 웃거나 훌쩍훌쩍 눈물을 글썽이게 하고 차마 내려놓기 힘든 작품들도 부지기수이니 시대의 변화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런데 <폐품을 줍는 할머니>는 어쩐지 내가 어린 시절 읽던 동화를 닮았다. 교훈적이고 따뜻한 이야기인 것은 분명한데 어딘가 답답하다. 그림 틀도 옛날 삽화에 색을 입힌 듯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한다. 출판일이 2004년인데 어쩌면 옛날 동화를 재출판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야기 내용도 요즘 아이들에게 읽어 주려면 엄마 어린 시절엔~ 하고 설명을 해야 이해할 부분들도 조금 보인다.

 

아빠의 사업 실패로 셋방을 사는 아이의 이웃에는 폐품을 주워 생활을 하는 할머니가 있다.

아이가 집에 돌아오는데 할머니가 주머니에서 빵을 꺼내 주시면서 먹으라고 하신다.

맛있게 먹고 집에 오지만 엄마는 혹시 상한 빵을 준 건 아닌지 걱정하고 아이도 괜히 불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들은 곧 새집으로 이사할테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지하셋방에 홀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이는 자기 저금통을 털어 할머니에게 끌차를 사주겠다고 굳게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