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들어본 옛이야기이다.

잠자는 사람의 콧구멍에서 흰쥐가 나오길래 따라가봤는데 나중에 잠 잔 사람은 흰쥐가 다닌 것을 꿈으로 여기더라.

흰쥐를 잡았더니 그 사람이 일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

 

<흰 쥐 이야기>에서는 낮잠자는 할아버지의 콧구멍에서 나온 흰 쥐를 할머니가 따라다니며 살펴보고 나중에 할아버지 꿈이야기를 들은 할머니가 흰쥐가 다닌 곳에서 황금항아리를 찾아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고 끝맺고 있다.

익숙한 옛이야기를 둥그스름하고 편안한 그림 속에 녹여낸 것이 이 책의 미덕이며 한지에 그린 듯 은은하고 부드러운 선이 정감있게 느껴진다. 어두운 배경에 은색으로 그려낸 그림들과 넉넉한 여백 속에 그려낸 마을 풍경이며 할머니의 표정이 마음으로 다가온다. 동양화처럼 넉넉하면서 곳곳에서 시점을 달리하여 아주 낮게 눈을 두고 그려낸 장면들이 있어 변화무쌍하다. 흰 쥐를 따라가는 할머니의 시선과 할아버지가 꾼 꿈에서 보여준 그림의 장면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사람의 눈높이에서 본 퐁경과 할아버지 꿈에 보인 커다란 소의 엉덩이 그림이나 거인 할머니같이 쥐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그림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바느질거리 놓고 앉아있던 할어니가 비난 옷입고 고요히 정원 구경을 하고 있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많이 부럽다.

 

익숙한 동화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니 아이 눈이 동그레지며 그럼 흰 쥐가 할아버지 영혼이냐고 묻는다.

의외로 내게만 익숙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