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똥꼬가 나오는게 심상치는 않았지만 그림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웃길 줄은 몰랐다.

 

동네 말썽쟁이 삼총사가 동네 호랑이 기차할아버지네 감을 서리하려고 맘을 먹었는데 막상 가보니 홍시는 커녕 땡감만 열려있다.

이왕 결심했으니 땡감이라도 따보는데 그냥 버리기는 살짝 아까우니 웅식이가 먹겠다고 나선다.

땡감먹으면 똥이 안나온다는 말도 무시하고 한 개 먹었더니 웅식이는 그날 저녁 배는 아프고 똥은 안 나오고.

엉덩이 까고 신문지 위에 쪼그리고 앉아 눈물 콧물 흘리며 앉아있는 웅식이의 자세를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

똥 나오라고 코를 틀어막고 웅식이의 똥꼬를 꼬챙이로 파고 있는 태방이를 보고 있어도, 다음장면 커다란 궁둥이에서 쏙 빠져나온 똥덩어리의 그림을 봐도 침을 수 없이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림책이 이렇게 노골적이어도 되는 건가??

그림만큼 재미를 주는 것은 세 아이가 나누는 진한 경상도 사투리의 대화다.

서울 아이들은 소리내어 읽기도 힘들 경상도 사투리를 읽어주느라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맛갈스런 사투리만의 분위기가 살아있어 재미를 더한다. 컴퓨터로 일러스트를 그린 것처럼 보일만큼 깔끔하고 단순화한 색채와 선 덕분에 세 아이의 표정이 선명하게 강조되는데 그 표정이 범상치 않다.

 

땡감먹고 변비 사태를 겪은 아이들을 위해 일부러 홍시를 남겨두었다가 아이들 매미채 속에 넣어주는 기차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는 건 이 책의 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