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존 버닝햄의 초기작을 닮았다.

흔들리는 선과 위압적이지 않은 미묘한 표정.

존 버닝햄과 다른 점은 단순하고 예상가능한 스토리라인.

 

동물의 왕인 사자이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은 피해만 다니는 사자 임금님.

나이는 들어서 눈도 침침해지고 흰머리도 생겼지만 아무도 편안히 가까이 오질 않아 외롭고 슬프다.

대화를 나눌 친구가 없어 물에 비친 자기 그림자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다니...

그 모습을 본 하얀 새가 말을 걸어온다.

임금님은 혼자라서 슬프고 자기는 천적들에게 알을 모두 빼앗겨서 슬프다고.

하얀 새의 하소연에 사자는 반짝 떠오른 아이디어로 자신의 왕관에 둥지를 틀게 해준다.

사자의 머리위에서 알을 낳고 품고 있는 하얀 새.

표범도 뱀도 멀리서 바라만 볼 뿐 사자가 무서워 가까이 오진 못한다.

그리고 태어난 일곱마리의 아기새는 사방에서 사자의 갈기를 잡아당기며 노래한다.

더이상 눈이 보이지 않아도 행복한 사자 임금님.

흔들리는 선 위에 늙은 사자임금님의 행복한 미소가 떠올라있다.

 

이야기의 단순함이 좀 걸리긴 하지만 진리란 의문없는 단순함에 있기도 하니 아이들에겐 편안하게 다가갈수도 있겠다.

다른 이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면 외로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간단한 진리 말이다.

행복을 위해서는 자신의 한 부분을 내려놓을 것.

왕관을 잡고 있기만 해서는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