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과 씨앗이 가득 매달린 풍성한 나무 한그루.

바람이 불어와 씨앗들이 날아간다.

그 바람에도 꼼짝도 하지 않은 꼬마 씨앗이 있다.

처음엔 어서 떠나라고 채근하던 나무도 홀로 되는 것이 적적하다는 생각이 들자 살짝 씨앗을 잡는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잖니.

하루만 더 있으렴.

하룻밤만 더...

선뜻 세상을 향해 떠날 용기가 생기지 않던 꼬마씨앗도 나무의 말에 흔들린다.

어느날 아침 갑작스레 날아든 까치가 씨앗을 물고 가다 떨어뜨린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햇볕을 받으며 시간은 흘러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건너편 언덕에 늠름하게 자라난 나무를 본다.

"조금 더 빨리 용기를 낼 걸 그랬어."

 

자식을 떠나보내는 엄마의 마음이 어찌 편하기만 할까마는 부모가 해야하는 것은 용감하게 보내주는 일이다.

준비가 되지 않은 듯 보여도 햇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자라날 수 있음을 빋고 세상으로 보내주라고 말하는 책이다.

아이를 하나 키우는 데에는 하나의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아이는 엄마 혼자 지키고 키워낼 수 없음을 아는 것,

그것이 부모의 몫이다.

언젠가 먼 언덕에서 의젓하게 자라나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식을 보는 것이 우리의 꿈이어야 한다. 

 

도식화한 그림에 단순함이 선명하게 다가오기는 하는데 깊이가 없게 느껴진다는 점이 조금 안타까운 점이다.

꼬마씨앗만의 개성이 그림에는 들어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