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서 보이는 것으로 모든 것을 상상해도 괜찮다.

낯선 문자가 새겨진 기다란 대나무 피리를 불고 있는 꿈지기 아저씨의 아련한 뒷모습을 자세히 뜯어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 하나가 나올 듯 하다.

아이가 한참동안 악몽을 꿀까봐 잠자는 것이 무섭다고 했었다.

로버트 잉펜의 손녀가 그랬었을까??

<꿈지기 아저씨>는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보내는 편지다.

꿈과 동화에서 만나는 마녀, 괴물, 영혼, 귀신들... 진짜가 되고 싶어 꿈을 떠나 세상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영혼들을 꿈지기 나무로 다시 데려가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 어딘가에 있어 필요할 때면 도움을 줄테니 안심하고 잠자라는 평화로운 메세지.

하지만 메세지 이전에 <꿈지기 아저씨>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섬세하고 아련하게 꿈속인 듯 현실인 듯 표현된 그림이다.

정통적인 스케치와 명암이 돋보이는 그림들은 한 장 한 장이 명화와도 같다.

마법약을 만드는 꿈지기 아저씨의 여동생의 평화로운 표정에는 어떤 나쁜 영혼도 침범할 수 없는 고요함과 평온함이 넘치며 난쟁이 조수에게는 친근한 활기가 있다.

재미있지는 않지만 위안이 되고 편안해지는 그림책이다.

잠자기 전, 아이와 함께 읽으면 많은 이야기를 편안히 벌일 수 있을 듯 하다.

천천히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속에선 만은 그림이 그려질 것이고 우아하고 섬세하게 표현된 그림들은 아이가 이미 꿈꾸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