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도 도시락 싸는 거 좋아해?”

“아니, 좋아하지 않아..”

“이 책에는 대개의 어머니들은 도시락 싸기를 좋아한다는데?”

“ ‘대개’라고 했지, ‘전부’라고 한 건 아니잖아. 하지만, 가온이를 위해서라면 싸기 싫어하는 도시락도 꼭 싸게 되니까 엄마가 우리 딸을 무지무지 사랑하는 건 확실해.”

평소에도 궁금한 것이 많은 딸아이가 고미 타로의 「똑똑하게 사는 법」을 읽더니, 질문이 더 많아졌다. 요즘같이 실리를 따지고 요만큼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세상에서 「똑똑하게 사는 법」은 얼마나 삭막할까 싶은데, 참 따뜻하다. 기발하다. 웃음이 절로 입가에 머문다. 물건을 제대로 사는 법을 포함해 똑똑하게 사는 법을 33가지나 가르쳐주는데, 어찌 보면 자기 멋대로 살라는 메시지가 다분히 담겨있는 것 같으면서도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입장에서, 자연의 입장에서, 사물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해가 안 되는 책은 계속 읽지 마세요. 책은 힘겹게 읽는 것이 아닙니다. 재미없는 책을 계속 읽지 마세요. 책은 억지로 읽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억지로라도 힘겹게 읽을 만한 책은 평생 동안 150권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딸아이가 ‘독서를 제대로 하는 법’의 전문을 읽어준다. 그러면서 자기도 재미없는 책은 읽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나 역시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소문난 책? 쳤다. 그리고 덧붙여서 재미없는 책을 읽지 않고도 평생에 150권의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독서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해줬다.

수십억 인구와 수천억 마리의 생선 중에서 나와 생선이 만났다면? 생선을 싫어하거나, 맛이 없다거나, 다른 것이 먹고 싶다고 말하기 전에 생선이 ‘아아, 나를 먹은 게 이 아이여서 행복하다.’고 느낄지 안 느낄지가 문제라고 말한다. 쓰레기를 분리하면서도 캔이나 병과 같은 재료의 분류가 아닌 내게 고마웠던 물건, 어쩔 수 없이 쓰레기가 된 물건, 나의 실수로 쓰레기가 된 물건들로 먼저 구분을 하며 왜 쓰레기가 되었는지를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며, 세상을 다스린다며 기고만장해 있지만, 정작 자연의 품에서 떠나 살지 못하는 우리. 나와 관계를 맺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에게 함부로 대하면 그 대가는 반드시 내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쓰레기일지라도.

채집을 하면서도, 눈사람을 만들면서도, 연을 날리면서도 욕심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고미 타로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똑똑하게 사는 법」이다.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는 법도 이렇게 욕심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춰야 되겠지? 아이들과 함께 「똑똑하게 사는 법」2권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