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이의 엄마인 난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나 육아가 너무 힘들어 막내가 4세인때 육아휴직을 시작했고, 이제 만 3년이 되어간다.

난 휴직만하면 나도 좋고, 아이들도 좋고,남편도 좋고, 어떤땐 미칠것같을 만큼 힘든 일상의 상당부분들이 해결될 거라 기대했었다.

근데, 나의 기대와는 달리 휴직전보다 더 힘들면 힘들었지, 덜 힘들지가 않았다.

막상 아이들과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그동안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애착의 문제가 드러났고, 결혼 후 육아와 살림에만 전념해본 적이 없었던 내가 온전히 전업주부의 생활을 하다보니 나의 무능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엄마의 퇴근시간에 맞춰 집에 오던 아이들이 엄마가 집에 있으니 모두 일찍오게되었고, 그러면서 아이들과 좋은 시간보다는 부딪치고 실갱이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도 지치고 힘들어 집안일은 그냥 두고 인터넷이나 책을 읽으며 나름  휴식시간을 갖게 되었고, 집안꼴은 휴직 전과 큰 차이가 없게 되어갔다.

남편은 나의 육아의 힘듬은 보려하지 않았고, 지저분한 집안에 자주 화를 내곤했다.

그러면 난 또 그게 서운했고, 악순환은 계속되어갔다.

 

그러면서 EBS의 <60분 부모>와 <다큐프라임>을 보게 되었고, 그 프로그램들에 많은 해답이 숨어있는 것같았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리아이와 비슷해서 혹은 나와 상황이 비슷한 엄마여서 적극공감하고, 울기도 했었는데, 막상 실생활에서는 잘 실천이 되지 않았다.

또한 <60분 부모>나 <다큐프라임>에 출연한 전문가가 쓴 육아서들도 도서관에서 모조리 찾아서 읽어보곤 하지만, 읽을때뿐 나와 아이들의 관계는 좀처럼 변화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남편한테 핀잔도 많이 들었었다. 책만 읽으면 뭐하냐고....

그래서 이 책이 끌렸던 것 같다.

<60분 부모>와 <다큐프라임>중 주로 아이나 엄마에 대한 걸 다룬 김광호 PD가 쓴 책이어서그리고 나와 같이 이론은 많이 알지만 실천이 안되는 엄마들에 대한 해답을 줄것 같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육아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라고...

다만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루어지면 잘 하고 있는 거라고...

그리고 우리선조들에 의해 우리 자신이 키워진 육아본능을 믿고, 그것대로 실천하면 된다고...

나를 포함한 이 시대의 많은 엄마들은 모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한다.

내가 부모로부터 못 받았던 것들, 어린시절에 누리지 못했던 것들, 가져보지 못했던 기회들을 모두 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항상 불안했던 것 같다.

내가 너무나 부족한 엄마일까봐, 또 무능한 엄마일까봐...

그래서 아이와의 애착,정서,놀이보다는 어떤 사교육을 시킬까,어떤 체험학습을 시킬까등의 아이의 교육과 관련된 부분에 많이 치중했었단 생각이 든다.

정작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정서지능이나 자존감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눈에 보이는 것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

이런 것들을 깨닫고 느끼긴했지만 여전히 내게 아이를 키운다는 건, 그리고 엄마노릇을 한다는 건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더쇼크>를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마치 내 얘기를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많은 사랑을 주지 않은 엄마, 높은 자존감을 물려주지 못한 엄마가 참 많이도 원망스러웠다.

육아가 내맘대로 안되는 게 다 엄마탓인 것만 같았다.

옛날 어린시절에는 모두  엄마 탓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모두 내 탓이다.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나'이기 때문이다.부정적인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와 나의 관계와 나와 내 아이와의 관계는 다른 것이구나.그러니 다르게 해야겠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P146-147-

 

이제는 정말 벗어나야겠다.

아니 벗어나도록 노력해야겠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엄마의 행동을 안 하려고 노력하고, 줄이려고 노력하고, 그래도 안되면 노트에 써놓고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라도 고쳐나가야겠다.

그러다보면 아이를 키우는 게,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게 편안하게 느껴지는 날이 오겠지...그러면 나도 그만큼 노력했고, 성장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