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찮게 오페라라는 장르를 다시금 좋아하게 되어
한 편씩 보게 되었다.

프랑스 작곡가 죠르쥬 비제의 걸작인 <카르멘>은,
시대를 앞선 주제와 스토리 전개,
매혹적인 선율로 최고의 인기 오페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고분고분하고 순종적인 여인의 전형이 아닌
죽음으로써 자신의 사랑을 주장하는 카르멘이라는 여성은,
새로운 여성상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오페라는 다른 누구 보다도
카르멘이 잘 해야 한다.



카르멘 역을 잘 하기러 정평이 나 있는 성악가들은 꽤 있지만,
그 명가수들 가운데
DVD라는 형식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노래와 연기, 표현을 볼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사람을 꼽으라면
아그네스 발차와 마리아 유잉을 들 수 있다.

그 중에서 마리아 유잉은 총 세 번에 걸쳐서 출시되었는데,
이 1991년 코벤트 가든에서 주빈 메타의 지휘로 공연한 것이
가장 최종이다.

그 만큼 가장 뛰어나고 원숙한 유잉의 카르멘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함께 공연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미남 테너 루이스 리마는,
순수하고 정열적이지만
자기 중심적인 사랑을 하는 돈 호세를 잘 표현하고 있다.

지노 퀼리코가 표현하는 에스카미요의
당당한 투우사의 모습은
남자인 내가 봐도 너무나 멋지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배역은
돈 호세의 약혼녀인 미카엘라 역의
레오니나 바디바였다.

청순하고 아름다운 시골 처녀의 순수함을 그 토록 잘 표현해 낸 예가
또 있었을까 싶다.



다만, 별을 한 개 뺀 것은
아무래도 이제 노령인 유잉이 표현해 내는 카르멘의 요염함은
많이 부담스러웠다.

오페라라는 장르가 단순히 노래가 아니라
비쥬얼도 중요하기에,
네트렙코나 게오르규 같은 가창력과 연기력, 미모를 갖춘 
메조 소프라노의 DVD가 출시되었음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