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슈베르트 음악을 참 좋아한다.

바흐, 모짜르트, 베토벤, 브람스 등 다른 대가들의 음악은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압도하는 그 무엇이 있어서
마음으로라기 보다는 먼저 알고 나서 접근해야 도리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반면...

... 슈베르트, 그의 음악에는 인간의 냄새가 난다.


가을이다. 슈베르트의 음악 중에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천안의 후배 결혼식 다녀와서
참 오랫만에 이 음악을 다시 제/대/로 들었다.

... 꽤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이 주는 독특한 위로와 사색을 잊고 지낸 듯 하다.


박종호... 그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고,
오페라에 대한 그의 책을 몇 번이나 읽으면서
그의 필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 기억이 생생하다.

이 책 <나의 사랑하는 클래식>은,
클래식 애호가이자 국내 최초 클래식 전문 음반 매장 풍월당 주인인
그의 음악 사랑을 잘 드러낸 책이다.

사실, 전문적인 음악 비평서라기 보다는
지극히 저자 개인적인 음악에의 추억에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음악, 음악가, 연주자, 지휘자 등에 얽힌
일화들로 아주 흥미롭게 쓰여진 책이다.

개인적인 감상들이 오히려 더욱 음악에 흥미를 느끼게 한다.


한 동안 클래식 음악에 담을 쌓고 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랫 동안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던
나의 음반 컬렉션 (1994년 부터였으니... 어느덧 15년 되었구먼)
을 다시금 살펴보게 되어 듣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음반들을 찾아내서
연속 네 음반 째 듣고 있다.

클래식이 최고다... 클래식만이 지고지순한 순수 음악이다... 뭐 그런 건 아니고,
다른 음악들로 채우기 힘든
클래식만의 그 무엇이 있고,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 한켠의 허전함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다시금 클래식 음악들을 찾아 읽게 만드는 놀라운 책이다. 


'삶이 괴로와서 음악을 듣는다'는 책이 있지만,
괴로운 인생길, 언제든 들으면서 위로 받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을
알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 줄 모른다.

2009년의 가을,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어
여러 가지 사색에 잠겨가는 때에,
그 동안 미처 사귀지 못했던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 이 책 꼭들 읽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