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되면서 취업을 하게 되었고,
스물 아홉의 마지막 날을
이사짐을 싸 올라오면서 보냈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불러 본 노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음 발매된
<인생 이야기>라는 앨범에는
이 노래에 얽힌 가수의 멘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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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스스로의 나이에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내면서 지냅니다.

10대 때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자꾸 비춰보고 흉내내고, 선생님 부모님 또 친구들....


그러다 20대 때 쯤 되면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서 좌충우돌 부딪히면서
그러고들 지냅니다.

가능성도 있고,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리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다치기도 하고
아픔도 간직하게 되고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내 버리든가 스스로 깨어지든가
그러면서 그 아픔 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지요.

피해가고..일정부분 포기하고 일정부분 인정하고,
그렇게 지내다 보면 나이에 "른"자가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그 때쯤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해야 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그렇지도 못합니다.

~~~~~~~~~~~~~~~~~~~~~ 김광석 <인생이야기> 중에서

... 서른이라는 나이에 대한 무게감... 에휴~


이 책은 심리학 이론과 임상 상담 내용 뿐만 아니라
영화나 책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아무도 주목해서 이야기 해 주지 않는 
이 시대의 ’경계인’이며 ’주변인’인 서른 즈음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미 5년도 더 전에 지나간 서른의 경계선이지만,
아직까지도 나에게 있어 서른이라는 나이의 의미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듯 싶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메시지들이
아주 강렬하게 내게 흡수되어졌고,
바쁜 회사생활 후에 잠 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면서
불과 1박 2일만에 완독을 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덮은 지금.. 

.. 글쎄, 엄청난 감동의 물결에 휩싸인다든가 뭐 그런 건 없다.


다만, 서른이 넘은 이 나이동안 도대체 뭘 하고 살아왔냐면서
스스로를 다그치게 되는 그 자책감에서 
좀 자유로워 졌다는 것이 나에겐 큰 수확으로 여겨진다.

세상 뒤집어 바꿀 생각 그만 하고
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에 충실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조화시킨 서른의 꿈을 새롭게 꾸게 된다는 점도...


.. 모든 말에 공감하거나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인생 선배가 내 대신 고민해 준 내용들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