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의 공감과 만 가지 성찰"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 대한 리뷰에 이런 타이틀을 달아야지 생각했다.

모짜르트가 아내 콘스탄츠에게 보내는 편지 끝부분의
’천 번의 입맞춤’이라는 표현에서 따 왔다.

그 만큼, 퍽이나 흐뭇하게 읽었다는 뜻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했다.

나이도 많은 것이 결혼도 하기 전에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 하는 책 읽는 거 아니냐고 ^^;;

제목이 그래서 다소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런 뜻이 아니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가끔..." 뒤의 부사가 매우 중요하다.

노사연 남편되는 양반의 <사는 게 뭔지>라는 노래 가사에도 있듯이
결혼이라는 게 해도 후회이고 안 해도 후회이지만,
해 놓고 하는 후회보다 하지 않고 하는 후회가
심리학적으로 훨씬 오래 간다는 거니깐
결국은 결혼하라는 소리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오래 살아 온 남자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자신조차 모르는 지금의 자신,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이 시대의 남자들을 보다 깊게 바라볼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단지 책 한 권 읽고 나서
이 정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음이 너무나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 이 책 전반적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외부에서 규정하는 것으로 자신을 바라보지 말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으라는 내용이다.

외부에서 자신을 규정하는 ’직책’ 따위는 별로 오래 가지 않고
그 것에 집착하는 순간 비참한 노예 같은 인생이 된다.

영국의 명 수상으로 기억되는 처칠이라는 사람은
실재로는 주변 사람에게 그지 없이 까다로운 인물이었음에도,
그런 그가 그토록 힘겨운 시기를 견뎌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림 그리기를 즐겼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이채로웠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삶이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챠>에 알돈쟈가 돈 키호테에게 하는 말 중에
인간의 가장 큰 죄는 ’태어난 죄’라는 장면이 있다.

바로 그 ’태어난 죄’로... 한 가정의 아버지요 가장인 죄로...

..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이 땅의 남자들에게 
꼭 열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무리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책장을 넘기면서 남은 페이지 수가 줄어듬을 안타깝게 여길 만큼
많은 재미와 성찰을 주는 좋은 책이다. Olle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