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이었던가... MBC에서 다큐멘터리 3부작으로 <난징 대학살>을
집중 조명한 적이 있었다.

그 첫 시작은,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고속도로에서
주검으로 발견 된  미모의 한 중국계 여성에 대해서였다.

그녀의 이름은 ’아이리스 장’, 그녀는 1937년의 난징 대학살을
집중조명한 다큐멘터리 저서 <The Rape of Nanking>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그녀는 항상 일본 우익계의 암살 협박을 받게 되고,
36살의 젊은 나이에 결국 싸늘한 시체가 된 것이다.


그녀의 저서가 <역사는 힘있는 자가 쓰는가 - 난징의 강간, 그 진실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재발간 되었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은, 단순하게 ’쪽바리 나쁜 놈’의 수준이 아니다.
인간이 얼마나 악독할 수 있는지 몸서리 쳐져
깨어 있을 때나 심지어 꿈에서까지 치가 떨릴 정도이다.

내가 읽어 본 수 천, 수 만권의 책 중에
가장 무섭고 끔찍했던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꼭 추천을 하는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바로 역사를, 진실을 외면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세상 사람들은 서로를 대할 때
존재가 아닌 수단으로써 대하게 되고,
그 내면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어 간다.

그러면서 어떠한 상황이 되어
그 내면의 무엇이 외면으로 표출되었을 때
이러한 두려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욘 라베’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나치 당원으로 난징에 있던 사람인데,
함께 전쟁을 일으켰던 독일 나치의 눈에도
지금 난징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사건은
도저히 인간으로 두고 볼 수가 없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나치 당원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최대한 활용하여
쉰들러가 유대인들에게 그러했듯이,
최대한 많은 중국인들의 생명을 지켜 준다.

그런 그가, 2차대전 후에 전범의 낙인이 찍혀 굶주릴 때
그 때 그에 의해 생명이 구해진 수 많은 중국인들이
욘 라베의 비참한 삶을 알고 필요한 음식물 및 구제금을 모금해 보낸다는 이야기에서
일말의 희망의 증거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서 희망의 동앗줄이 되었던
다른 선교사나 의사 등은
그 곳에서 겪었던 끔찍한 경험으로
정신적 트라우마를 입어 미쳐 간다.


이러한 일들이 지금에라고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는 점이 
참 두려운 점이다.

더욱 더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면
그 내면의 비정함이 외부로 표출되어
더욱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세상살이가 날로 각박해 져 간다.

히로히토의 일본, 히틀러의 나치, 무솔리니 등이
다시 나타날 수도 있는
여러 요건들이 갖추어져 가는 것은
지나친 나의 비관일까?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을 우습게 알고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는
한심한 정치권을 비롯한 기성 세대...

. ..아무런 희망을 발견할 수 없는 이 땅의 젊은 세대들...

도대체, 이 보다 더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가장 두려운 존재는,
역사를, 진실을 외면하는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