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가장 큰 역할은,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라볼 수 있는 ’꿈’(’비전’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겠다)
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시사IN> 73호는
꿈에 대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커버스토리이며 특집 기사가
현 정부가 이러한 꿈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지 못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커버스토리는 대운하에 목매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다.

간단히 얘기하면,
지난 대선 때 대운하 팔아먹던 작자들이
다시 올라온 4대강 유역 정리사업을 대운화로 격상시키고자
작당을 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녹색 뉴딜’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전혀 환경을 살리는 ’녹색’도
실제적인 유효 수요를 창출하는 ’뉴딜’도 아닌...

... 일부 건설 대기업 배만 채워 주는 사업임이 자명한데...

...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는 자포자기의 사람들이
여기에 목을 매게 된다는 슬픈 이야기이다.


특집 기사는 더하다. 용산 참사에 관한 내용이었으니...

이 땅의 가난한 아버지들이
생존을 위해 올라선 옥상에
불과 몇 시간만에 경찰 특공대와 용역들이 출동하여
강제 진압을 시도하다가
여섯 명의 생명을 앗아간 슬픈 사건...

... 이 나라의 꿈은,
오직 부유한 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것이다.

가난하다고 살 권리조차 박탈해 가는 현실이 너무 끔찍하다.


이번 호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은,
까칠꺼칠의 김현진 님의 ’무슨 배짱으로 아이를 낳으란 말인가’ 이다.

아기 하나 제대로 키우는 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게 되어버린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키울 능력도 없는 연놈이 무슨 낯짝으로 애를 낳겠느냐는 내용인데...

... 내 생각과 같아서 오히려 너무 씁쓸해지는 글이었다.
 

요즘들어 특히,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
아니 빌어먹을 세상에 태어나서 계속 살아야 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굉장히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