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석연찮은 정기승진 누락 네 번과 퇴사, 짧은 취업과 퇴사,

그리고 기약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이어지면서,

누구보다 유쾌하게 살아갔던

내 얼굴 위에 점차 웃음기가 사라져 갔다.

그 전에는 너무나 쉽게 불러왔던

찬양의 가사 하나하나에 물음표가 붙어 갔다.

그 중에서도 이런 찬양 가사는

정말 참을 수가 없을 정도로 고통이 느껴졌다.

'하나님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 없으시고
언제나 공평과 은혜로 나를 지키셨네'

'그리 아니하실찌라도 감사해요
주님 뜻을 믿기 때문이죠'

도대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을 살았으면 이런 말이 그냥 나올까?

작년에 읽었던 김병년 목사님께서 쓰셨던

<난 당신이 좋아>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사모님 간병 중에 피로로 깜빡 졸았던 것이

다리를 절단해야만 하는 처참한 사고로 이어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정되었던 수련회 설교를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가슴을 치면서 부르짖었던 외침에

내 속사람 또한 함께 울부짖었다.

"하나님, 나 좀 그만 때리세요!"

그 이후에 읽은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이 책 <바람 불어도 좋아> 또한

한 번에 읽어낼 수 없는 책이었다.

고통 당해 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내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감히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읽으면서 나의 고통 또한

새록새록 느껴져서 이중으로 힘들었다.

고난 가운데 나온 목사님의 묵상의 글은 너무나 귀한 보석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거부감 또한

만만찮게 치고 올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입은 치유자'라는

헨리 나우웬의 표현이 이 보다 더 잘 어울리는 책이 있을까 싶다.

나중에 다시 이 책을 읽을 때는

지금 같은 극심한 통증 만이 아니라,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와 기쁨이 넘쳐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