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칭기스 칸에 열광하는 이유는,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정복하였던

최고의 영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 책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는

시종일관, 칭기스 칸이 신분에 연연하지 않고

능력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점을 강조한다.

 

 

과연 칭기스 칸은 어떤 사람인가?

저자는 칭기스 칸과 라이벌 자무카의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늙은 무당의 입을 통해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자무카는 '군림형'이다.

모든 사람을 자기 아래에 종속시켜서 통제한다.

이런 형태의 경우 군림하는 사람의 능력에

조직 전체의 운명이 전적으로 좌우된다.

 

 

반면에 칭기스 칸은 '수평형'이다.

핏줄과 신분에 관계없이 인재를 씀으로써,

이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군림하려 드는 자무카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자무카와 그의 군대의 힘에 복종하는 것일 뿐,

입장이 바뀌면 언제든지 흔들리는 모래성일 뿐이다.

그러나 칭기스 칸의 리더십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이끌어낸다.

사람은 상대방이 얼마나 자신을 존중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안다.

특히 혈통과 신분의 장벽에 막혀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제한되었던 사람들에게 있어,

칭기스 칸은 자신의 몸숨을 바쳐서 지켜야 할 권리와 희망을 상징한다.

언뜻 보면 전쟁이 눈에 보이는 것에 좌우되는 것 같지만,

결정적으로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자신의 인격이 어떻게 대우를 받는가의 여부이다.

 

 

그런데 과연 칭기스 칸이 이 정도의 인물이었을까?

승자였기에 다소 과장되어 덧붙여진 내용 또한

많을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에 대한 대부분의 이야기는 당대의 역사가들에 의한 기록이 아닌

전승되어 온 것들을 후대의 사가들이 정리한 것이고,

서로 상충되는 내용들도 많다고 하니

이러한 의심을 해 보는 것은 타당한 일이다.

 

하지만, 그 누가 대답해 줄 수도 없는 것이니... 그런가보다 하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