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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탄 포스트에서 1천년 대(A.D 1000~1999)에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은 사람은 바로 '징기스 칸' 이다.

징기스 칸...

몽골 초원에서 힘을 결집하여 중원 전체와 아시아 전역,

나아가 유럽까지 그 힘을 뻗쳤던 영웅 중의 영웅.

허영만 화백의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는

바로 이 징기스 칸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이다.

그 첫 번째 책에서는 몽골족의 최고 지휘자였던 예수게이가

아들을 얻어 테무진이라 이름 짓고,

아직 테무진이 아홉 살 밖에 안 되었을 때 갑작스럽게 죽게 되어

그의 전 가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 이야기이다.

유목민들이 살아가는 초원은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한 땅이기에

서로 죽고 죽이는 냉혹한 생존법칙이 적용되는 곳이다.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을 모시면서 더 이상 보호해 줄 수 없으면

인정사정 없이 버리고 떠난다.

예수게이가 살아 있을 때 그의 보호를 받던 사람들도

모두 테무진 가족을 떠나게 되고 오직 가족들만 남게 된다.

아홉 살의 테무진은 영웅이 아니었다.

이복 형인 벡테르의 무시를 당하면서,

의형제를 맺은 쟈무카의 도움으로 서서히 초원의 남자가 되어 간다.

호모 노마드...

쟈크 아탈리가 이동식 생활패턴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붙인 말이다.

그런데 그 말의 기원이 되는 9백년 전 유목민들의 삶은

그야말로 비정하고 냉혹했다.

그 피비린내가 지면 건너편의 나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