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보는 동화 속에서는 존재하는 법칙이지만,

역사 속에서나 현실에서는 과연 그런 게 있나 싶은 회의가 든다.

주체할 수 없는 혐오와 분노가 일어난다.

유방은 항우의 죽음을 확인하고 나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공신들을 처형한다.

뛰어난 지략과 용맹으로

유방 자신에게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도록 해 준

파초대원수 한신을 끓는 기름에 넣어 죽이지를 않나,

그 잔인함이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다. 

무원칙의 말종들이 최고 권세의 자리에 오르는 건

동서고금 언제 어디서나 일어나는 일...

굳이 마키아벨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역사를 보면 그 비정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것은 역사 뿐만 아니라 현실의 일이기도 하다.

나는 유방의 그림자를 본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가?

그 말은 자기 스스로 정당화 시키는 말일까,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줄 알아야 어른이 되는 것인데,

여전히 내 속에서는 비위가 상하고 분노가 용암처럼 들끓는다.

나는 언제 쯤에나 어른이 될까?

그래서 내 인생은 이 나이를 먹기까지 피곤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