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방영했던 드라마 <식객>에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맛칼럼니스트 
’테드 오’라는 사람이 나왔었다.

뉴욕에서 세계적인 미식가로
그가 매긴 식당의 평점은
세계적인 식당으로서의 명성을 쌓게 할 정도였다.



그런 그가 한국을 와서 택시를 타고
여기 저기를 헤매다가,
진수와 운암정을 통해 ’부대찌게’를 맛보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찾았다.
바로 이 맛, 어머니가 가난 중에서도
자식에게 먹이기 위해 끓여주었던 맛..

.. 그리운 어머니 ..  고향의 맛...

.. 냉정한 미식가 테드 오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 바로 그 맛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세계적인 맛 칼럼니스트가 되게 했던 것이다!



어머니.. 고향..

이런 명칭에는, 다른 무엇으로도 담아낼 수 없는
우리의 감정에 호소하는 그 무엇이 있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새 음반 <Missing You>는
세계의 고향의 노래, 세계인들의 어머니가 불러주시는 노래와 같은 곡들을
자신만의 색깔로 불러주는 노래 모음이다.



조수미의 음반 녹음의 시작은 화려했다.

그러나, 그 자신의 명성이라기 보다는
카라얀 같은 이의 후광에 의해
메이져 레코딩을 했던 것이었고..

.. 오랫동안 그녀 자신의 이름으로 나오는 음반들은
메이져가 아닌 에라토와 같은
마이너 레코딩이었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세계 최고이다!!!

음역으로든, 소리로든, 표현으로든, 그 무엇으로든...

키리 테 카나와, 안젤라 게오르규, 르네 플레밍, 캐서린 배틀 등
탑 클래스라고 인정받는 소프라노들에 비하더라도
나으면 나았지 절대로 못한 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식은 자신들의 것이라는 아집에 가득한
서양의 음악 세계는 
그런 그녀의 실력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일종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할까..



마침내, 20년의 활동 후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실력을 인정받아 다시금 메이져 레코딩으로 돌아와서 처음으로 낸 음반이
바로 이 <Missing You>이다.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
오펜바흐의 티롤의 왈츠,
도니제티의 광란의 아리아,
슈트라우스의 빈 기질, 봄의 소리 등에서 느낄 수 있었던
최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의 탁월한 성악 기법은 
사실 이 음반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이 음반을 통해서
정통 오페라와 크로스 오버를 넘나들었던
조수미 만의 감성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고향의... 어머니의 노래...

듣고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두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노래들...



그녀가 출시한 수 많은 음반들 중,
세계 음악의 역사가 기록에 남길 만한 명반으로
꼽히게 될 조수미 그녀만의 음반이
이 <Missing You>일 것이다.

물론, 더 뛰어난 음반이 나오겠지만...



뮤지컬 <레 미제라블>에 대해서,
얼마를 주고라도 꼭 공연을 보고
정 안 되면 입장권을 훔쳐서라도 보라는 말이 있다.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망설여진다만,
정말 이 음반 <Missing You>,
살 돈 없으면 훔쳐서라도 꼭 들어보라구 하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