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좋아하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생각으로
한 편 당 10만원 호가하는 고가이니 만큼
하나를 보더라도 제대로 보자는 생각에
뮤지컬에 관한 신간 서적이 나오면
일정 수준 이상이라 생각되면 꼭 사서 본다.


<이PD의 뮤지컬 쇼쇼쇼>라는 책은,
한 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무슨 80년대 초반의 엔터테인먼트 프로 제목인
’쇼쇼쇼’를 달고 있고,
다소 거시기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별 거 있겠냐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 읽어 나가면서 완전히 빠져들어 버렸다.
최근 힘든 직장 업무에 난독증까지 겹쳐져
제대로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낸지 오래 되었는데,
모처럼 빠른 시간 내에 완독을 한 책이기도 하다.


일단 처음 시작은 다른 뮤지컬 책들과 유사하다.
소위 말하는 ’4대 뮤지컬’, 그리고 고전에 속하는
<에비타>, <노트르담 드 파리>의 소개부터 시작하니까..

그런데, 내용을 읽어나가면서 감탄을 하게 되었다.
단지 소개라기 보다는,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었으니깐.

물론 저자의 주관이 강하게 드러나 있어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삐딱하게 보기’는 뮤지컬이라는 종합 예술을
보다 풍부하게 누릴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그런 서술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 다음 부터는, 주제를 정해서 
여섯 편씩 묶어서 소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정통 브로드웨이와 웨스트 엔드의 뮤지컬과 함께
<사랑은 비를 타고>, <김종욱찾기>, <지하철1호선> 같은
토종 창작뮤지컬들을 당당히 배치하여 소개한다는 점과...

... <스노우쇼>, <백조의 호수>, <태양의 서커스> 같은
여타 뮤지컬 책에서는 뮤지컬에 포함시킨 적 없는 공연도
과감히 소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나라에 잘 소개되지 않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신작 뮤지컬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는,
당장에라도 비행기표 끊어서 날아가고 싶은 욕구를
내리누르느라고 애 먹을 정도였다.

부록으로 브로드웨이 /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보기도 있으니깐..ㅎㅎ


참고로, 뮤지컬에 대해 이제부터 알고 싶어서 이 책을 보려는 분이라면
그 전에 이보연 <뮤지컬 포에버>라는 책을 먼저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다.
뮤지컬 전반 및 우리나라의 유명 뮤지컬 배우,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20편의 뮤지컬이 관객의 눈높이에서 아주 쉽게 잘 쓰여진 책이다.

책도 보고, 직접 뮤지컬도 보면서 실력(?)이 높아진 다음
비판적 시각을 키워서 이 책 <뮤지컬 쇼쇼쇼>를 보는 편이,
다소 저자의 주관이 강한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정리하면 이 책 <이PD의 뮤지컬 쇼쇼쇼>는,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다양함을 맛보게 하는
제대로 된 뮤지컬 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