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받을 자격 없는 자에게 기꺼이 은혜를 주시고자
그 아들의 생명을 값으로 지불하신 분이다.

기독교는 은혜의 종교이다.

그것이 자신의 선행을 통해 구원에 이르고자 하는
여타 종교와 기독교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대단한 존재여서 구원받는 것이 아닌
오직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고백하는 죄인임을 인정하는 자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은혜를 잃어버렸다.

자신들이 어떤 존재인지는 망각한 채
세상 그 누구보다도 예리한 잣대를 들이댄다.

더욱 기가 막힌 점은, 그 잣대를 자신에게는 절대로 들이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자기 눈의 커다란 기둥을 빼고
상대방 눈의 먼지를 제거하라고 하셨는데...

자신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관대하고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서는 매정하기 그지 없는
오늘날의 주책맞은 기독교를 사람들은 ’개독교’라고 부른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한명 한명 만나보면 그래도 이들로 인해
세상이 이 정도라도 밝구나 싶은 의로운 사람들인데,
어떻게 전체가 되면 지탄과 비난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가?

주님께서는 우리의 빛을 세상에 비춰 사람들이 인정하게 하라고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록 더욱 주님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가리기만 하는 삶이라니...



그러한 고민을 하던 가운데
필립 얀시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What’s so amazing about Grace>(1997)를
다시 읽게 되었다.

필립 얀시는 기독교 복음주의 계통의 최고의 작가이다.

글 솜씨의 뛰어남은 물론, 세상과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의 섭리를 찾아내는
탁월한 안목을 갖춘, 균형잡힌 작가이다.

그런 얀시의 최고의 책이 바로 이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이다.

내가 생각하는 얀시 책의 최고의 강점은,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독자의 안목 또한 열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절망의 세상 속에 그리스도인은 은혜의 빛을 비추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비록 한 조각 밖에 안 될 수 있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