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크리스천 청년들을 위한 예비하심>이라...

제목이 너무 멋지다.

마치, 이 혼란스러운 시대를 맨 땅에 해딩하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땅의 수 많은 청년 크리스천들을 위한
청사진을 담고 있는 듯한 기대감을 줄 정도이다.

그러나...

일종의 '천기누설'이 아닐까 하는 두근거림은,
무지하게 큰 글씨와 넓은 횡간, 너무나 평이한 내용의 책을
순식간에 읽어나가면서 당혹스러움과 실망감으로 바뀌고 만다.

참 더러운 시절을 만나 고군분투하며 사는 기독 청년들의 공허한 심리라는
'블루 오션'이라고 할까 '틈새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역을 노려
판매 부수를 늘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라는 책 제목도 있지만,
그 말은 왠지 이 책과 절묘한 매치를 이룬다.

복음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은 하나도 없고,
누구나 알고 있는 트렌드에다가
저자 개인적인 경험을 믹스하여
기독교, 그리고 교회라는 포장을 한 일종의 '종교상품'이라는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황당하리만치 잦은 오탈자와
이해 할 수 없는 편집 오류는 상식 이하이다.

이 책 편집 담당자들은 죄다 졸았나 보다.

하지만, 나름의 존재 가치는 있을 듯 하다.

책을 통한 정보습득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동시에 고생해 본 적 없이 곱게 자라나서
전쟁같은 세상에 나와 보지도 못한 채
교회라는 울타리에 갖혀서 응석받이 노릇이나 하고 있는
'기독교판 캥거루족'들이 읽으면서 나름 자극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2백 페이지 가까운 책을 불과 두 시간 만에 완독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꽤나 짜릿한 경험이니깐...

내가 여지껏 수 백편의 서평을 쓰면서
이렇게도 혹독하게 짓밟은 적은 한 두 번 밖에 없었는데,
내용도 좋고 도전도 되고 자극도 되는 책을
이렇게까지 혹평을 하는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서까지 희망을 찾고 싶어하는
수 많은 이 땅의 젊은 크리스쳔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질 당혹감과 분노감이 어느 정도인지 표출하고 싶어서이다.

저자는 더 이상 책 쓸 생각 하지 말고,
기본적인 목회와 사역, 학습을 통한 실력 향상부터 먼저 해야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