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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서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예의’가 필요하다.

책을 읽는 사람은 정독을 통해서 한 문장 한 단어 속에 들인
저자의 땀과 수고를 알아야만 하고,
저자 또한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책이니만큼
자신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 써야만 한다.

가장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책은
저자가 자신이 인용하는 글이 있는 책을
제대로 검토해 보지도 않는 류인데,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기개발서’라고 불리우는 책 중에
이런 류의 허접한 것들이 책이라는 고귀한 이름으로 붙여져 판매되는 것을
종종 경험한 적이 있다.

최소한, 자신이 인용하는 글들의 원전을 찾아 검토하는 수고조차 하지 않고서
책을 쓴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내가 예수전도단(YWAM)의 창시자인 로렌 커닝햄 목사님의
<네 신을 벗으라(Winning God’s Way)>를 처음 읽은 것이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 고등학생 시절이다.

고등부 시절 교회 책장에 꽂혀 있는 얇은 책을 집어 들고
나름 감동해 가면서 읽었었는데,
18년이란 세월이 흘러 다시 읽어 본 책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 나에게 말을 걸어 왔다.

저자 자신의 체험을 통한 깊은 지식에 근거하여 굉장한 힘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서평 제목처럼... 영혼 깊숙히 ’커다란 느낌표’가 찍히는 책이었다.

그저 어느 책에서 어떤 말을 인용하는 수준이 아닌,
저자 자신의 삶으로 주석을 단 책이라고나 할까...

지금이야 예수전도단 식의 ’경배와 찬양’, 그리고 DTS와 같은 영성 훈련이
아주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것은 별로 오래 전이 아니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예배 시간에 기타 반주의 ’가스펠 송’을 부르는 것을
신성 모독으로 받아들이는 시절이 불과 얼마 전이었고,
오늘날까지도 그런 방침을 가진 교회가 제법 된다고 들었다.

예수전도단이 가져온 충격은 비단 예배의 방식 뿐 만이 아니다.

설교 위주의 정통 교단에서 다소 간과하고 있는
영성 훈련의 실제적인 필요성을 불러 일으키고
삶의 전반에 걸친 충성과 헌신의 훈련을 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혼란하고 복잡한 다원주의 영성의 시대에
하나님을 향한 뚜렷한 신앙의 이정표를 세웠다.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로렌 커닝햄 목사님과 사모님은
마치 현대의 사도 바울을 보는 것 같았다.

숱한 사고를 통한 생명의 위협을 겪으면서도
동요되지 않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는 그들의 믿음은
일상의 미미한 풍랑에도 쉽게 동요하는 나 자신의 얕은 신앙을
너무너무 부끄럽게 했다.

뿐만 아니라, 기도와 헌신의 삶을 통해 체득된 깊이 있는 영적인 지식들은
영혼에 깊이 박히면서 부인은 커녕 변명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몇 문장만 인용해 본다.

"나는 우리가 헤어지는 것에 대해서 아이들이 그렇게 싫어했던 것은
단순히 내 자신이 갖고 있는 태도에 대한
하나의 반사작용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 나는 다시 원망하는 마음을 가진 자녀들,
목사나 선교사의 자녀 개개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들의 반응이 단지 그들의 부모가 갖고 있는 감정에 대한 반사작용은 아닐까?

그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예수님을 섬기는 삶의 특권에 대해 들었던 것일까,
아니면 안타깝게도 오로지 그들이 치른
희생에 대해서만 들었던 것은 아닐까?" (30~31쪽)

"당신은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하나님께 드리고
지금 이때에 하나님께서 당신의 삶을 향한 부르심을 붙잡아야만 한다.

그러면 그 때에야 하나님께서 그 분의 정확한 시간에,
당신에게 맞는 배우자를 보내주시든지,
아니면 독신으로서 그분을 섬길 수 있는 더 큰 특권을 허락해 주실 것이다." (34쪽)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전부는
우리가 소유한 것을 꽉 움켜지고 있는 상태에서 편안하게 풀어놓고,
하나님이 그분의 계획대로 사용하실 수 있도록 허락해 드리는 것이다." (42쪽)

"당신은 가능한 것을 하라, 그러면 하나님은 불가능한 것을 하실 것이다
(You do the possible, then God will do the impossible)." (50쪽)

"선교사라고 하는 말의 뜻은 ’보냄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 만일 당신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고 있다면,
당신이 지금 어디에서 일하고 있든지 그곳에서 선교사인 것이다." (59쪽)

"그리스도의 몸은 감옥이 아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발견한 사람들의 사귐인 것이다.
우리가 그 자유 안에서 행할 때 우리에게 주신 그 좋은 것을을 위에 버려 두고
더 큰 위대한 무엇인가를 찾게 될 것이다.
즉, 그분의 대부분에 대한 종으로서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과 하나됨을 이루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73쪽)

"나는 오늘날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우선 인간적인 명성을 잃는 아픔을 겪지 않은 채
효과적으로 사역하고 있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77쪽)

"용서는 선택이다.
아니 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명령이다.
... 하나님이 사람들을 회개함 가운데로 인도하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사랑이요 용서인 것이다.
세계 복음화는 바로 우리의 ’용서’에 달린 것이다." (95~96쪽)

"용서는 심리적으로는 다른 사람을 위해 당신의 생명을 내려놓는 것이다.
이것은 곧 감정적으로 당신의 권리를 포기해 내려놓는 것을 말한다.
용서는 다른 사람이 당신을 대적했던 것을 기억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102쪽)

"하나님은 이미 모든 무릎들이 그 앞에 꿇는 그 일을 이루고 계시다.
그분은 마지막 전쟁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시며,
우리도 그 때까지 기다리기를 원치 않으신다.
그 분은 한 번에 한 영혼, 한 목적, 한 족속들을 얻고 계시는 것이다.
그 분은 이 세상을 다시 취해내는 그 일을 이룰 때 까지는
이 일을 결코 멈추지 않으실 것이다." (145쪽)

고대의 노예들은 신발을 신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여호수아에게 신을 벗으라고 하신 것은
그들이 철저하게 자신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길 원하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진정으로 이 땅에서 승리하는 삶을 살길 원한다면
예수님과 같이 포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의 신들을 이제는 벗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