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끊임 없이 자기 자신을 주장하면서 살아간다.

오래 된 가요 제목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의 신앙은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거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예외일까?

주님이라 부르짖는 많은 이들에게 있어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자신과 자녀의 삶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 놓은 채
하나님께서는 그저 그것을 들어주시면 되는
알라딘의 마술 램프 속의 지니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것이 수 많은 크리스천들이 있음에도
빛과 소금 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조롱당하면서 발로 밟혀지는
짠 맛 잃어버린 소금처럼 무력하게 살아가는 이유 아닐까?


OMF 싱글 여선교사  메이블 윌리엄슨에 의해 쓰여진
100페이지 남짓한 이 책 <우리에게 권리가 있는가?>는,
이러한 신앙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키는 일으키는 책이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대상은
선교사와 선교를 나아가기러 작정한 선교사 후보생들이지만...
(특히 싱글 선교사에게 유익한 내용이 많다)

...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삶의 장에서
선교사적인 마인드로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때...

... 바로 나 자신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임을 인정할 때
수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당신이 들고 있는 이 책은 많은 사람이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그런데 솔직히 요즈음 같은 시대에 이런 책을 추천하는 것이 적합할지 모르겠다.
책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는 자신과 자신의 권리에 너무 집착하고 있어서
우리에게 아무 권리도 없다는 이 책의 주제가 호소력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

나는 이 책이 이 시대에 베스트 셀러가 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크리스천 지도자들이 추천하는 
’내 인생에 가장 영향을 준 책’으로 선택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당신이 이 책을 인생의 지침서로 선택한다면
나에게 그러했듯이 당신의 인생에
가장 영향력을 끼친 책이 되리라고 믿는다." (서문에서)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실 때 짐승들이 머무는 지저분한 곳에 나셔서
가축들의 밥그릇 위에 놓이셨다. 
평생을 머리 둘 곳 조차 없이 살아가셨다.

자기 시간을 주장하지 않으시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어 주셨다.

심지어 자신의 생명까지도 아끼지 않으시고 
십자가에 달려 대속제물로 내어 주셨다.



우리는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고 칭한다.

그리스도인이란 누구인가?

세상의 논리와 주장이 아닌,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르는 사람 아닌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늘 부족하고 어리석어
자기연민에 빠져든 채 자빠지고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뼈 아프게 돌아보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오늘날 수 많은 메시지들 가운데
이런 현실을 정신 차리고 직시하게 하는 메시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면서
사탕발림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구입하게 만드는
마쉬멜로우 같은 세상의 자기 개발서 같이
 이쁘장하게 포장되어 있는 책이
크리스천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

그러나,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속담은
책에 있어서는 항상 진리이다.

무명의, 싱글 여 선교사에 의해 쓰여진 이 얇은 책은 굉장히 강력하다.

본문 하나 인용해 본다.


한 젊은 여선교사가 내륙에 있는 첫 번째 임지로 나간다.

"추례해 보이지 말아야지."라고 공언하고는
자신이 가진 제일 예쁜 드레스들을 모두 챙겨간다.

미개발 지역인 그 곳 사람들은 입지 않는 화려한 색의 옷을 입거나 
다른 사람들은 다 팔꿈치를 충분히 덮는 옷을 입는데
반소매 옷을 입고 나타나는 그녀를 보고
선배 선교사가 다른 옷을 입는 게 어떠냐고 제언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든 제언을 불쾌히 여기고 거절한다.


젊은 여선교사는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면을 보충하기 위해
그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온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아이들 선교에 전념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가장 아끼는 학생 두 명이 나타나지 않자
자신을 돕는 한 총명한 여고생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난처한 듯 둘러대는 대답에 만족할 수 없는 여선교사는
그 가여운 여고생에게 계속 캐물어 사실을 알아낸다.


한 시간 후에 선배 선교사는 방에서 훌쩍이고 있는 여선교사를 발견한다.

"그 애가, 그 애가 그러는데 걔네 엄마가 더 이상 여기 오지 못하게 했대요."
그녀는 목이 메어 말한다.

"왜냐면 내가 착한 여자일리 없다고 그랬대요.
내가 창..창녀처럼 옷을 입는다고!"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왜 그렇게 열정적인 젊은 선교사가 이처럼 상심해야만 하는가?

그것은 바로 그녀가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기준이 옳다고 여긴 것이다.

이 여선교사는 사람들이 세상을 우리와 다른 눈으로 보며
이것이 분명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된다.

결국 이곳은 그들의 나라이며, 관습 또한 그들의 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우리에게 맞출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낯선 나라에 온 이방인이 그 나라에서 통용되는 방식에 맞춰야 하는 것이다.

...

이해가 되지 않아도 자기의 기준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려는 사람이 있다.

그러한 자세야말로 선교라는 먼 길을 가는 현장에서 요구되는 것이다.

국내에서 혹은 선교 현지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
"머리를 어떻게 하든, 무슨 옷을 입든 내가 결정할 일이죠!"하는 자세는 
성공하기 어렵다.


만약 우리가 온전히 나의 모든 것을 주께 드렸다면,
내 마음대로 결정할 일이란 있을 수 없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일인 것이다. (36~38쪽)


여성 선교사에 의해 쓰여진 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내용에 대해 더 이상 언급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장성한 분량의 그리스도인으로 자라서
주님께서 믿고 맡기실 든든한 동역자 되길 바란다면,
이런 거친 음식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이 누리셨던 권리"라는 제목의
마지막 부분의 시를 인용하면서 서평을 마친다.



그 분께는 권리가 없었다.

편안한 침대에 누울 권리나
잘 차려진 식탁에 앉을 권리.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자신의 가정을 가질 권리.

함께 있으면 즐거운 신실한 친구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친구를 택할 권리.

더러움이나 죄악을 피하여
옷자락을 걷고 더 깨끗한 길로 돌아갈 권리.

그분이 갑절이나 사랑을 쏟아주었던 사람들로부터
이해와 감사의 말을 들을 권리도.

자신의 전부이신 아버지께로부터
버림받지 않을 권리조차도 없었던 주님.


주님의 유일한 권리는 
수치와 침뱉음과 채찍을 묵묵히 견디는 것이었다.
죄인이 서야 할 자리에 대신 서서
십자가의 고통으로 내 죄를 담당하면서.

주님에게는 권리가 없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나에게 삶의 안락을 누릴 권리가 있는가?
아니, 나를 안위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요구할 뿐.

육신의 안전을 누릴 권리가 있는가?
아니, 그 분의 뜻 안에 거하는 안전을 구할 뿐.

사람들에게 사랑과 동정을 받을 권리가 있는가?
아니,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분과 교제할 권리만 있을 뿐.

사람들의 지도자가 될 권리가 있는가?
아니, 그저 나의 모든 것을 드려서 
아이처럼 아버지 손을 잡을 권리만 있을 뿐.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권리가 있는가?
아니, 오직 하나님의 품에 거할 권리만 있을 뿐.

나 자신에 대한 권리는 있는가?
아니, 오직 주님을 위한 권리만 있을 뿐.

주님이 달라고 하시면 다 드리겠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것이면 다 받겠습니다.
주님만이 나의 권리!
그 분, 그 앞에 설 때 모든 다른 권리는 무(無)로 사라진다.
주님만이 나의 온전한 권리입니다.
주님께서도 저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져가시기를 빕니다. 
(123~1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