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Who Moved My Cheese?)

어린이와 어른의 차이는,
세상에서 자기 몫으로 정해진 것이 있는지 없는지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구분되어진다.

어릴 적에는 자신의 것이 있는 줄 알고,
자기 소원대로 되지 않으면
마구 울면서 때를 쓴다. 특히 부모님에게...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부모님 또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나 미약한 존재일 뿐임을 깨닫게 되고,
자기 몫이라는 것이 애초부터 하나도 없다는 것을
뼈저린 박탈의 경험을 통해 인정하게 된다.



스펜서 존스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당연하다 여기는 ’내 치즈’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독자들이 자신의 치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기에
환경이나 상황의 끊임없는 변화에 주저앉지 말고
변화를 향해 좇아가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 동창회에서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이클은 자신이 알게 된 우화라고 하면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동창생들에게 
치즈 찾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아주 먼 옛날 멀고 먼 곳에 두 마리의 생쥐와
두 명의 꼬마 인간이
미로 속에서 맛있는 치즈를 찾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두 생쥐의 이름은 ’스니프(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는 의미의 의성어)’ 와
’스커리(종종거리며 급히 달린다는 의미의 의태어)’ 였고,

두 꼬마 인간의 이름은 ’헴(헛기침하다는 의미의 의성어)’과
’허(점잔을 뺀다는 의미의 단어)’였다.


지금 머물고 있는 치즈창고에는 굉장히 많은 양의
맛있는 치즈가 있었기에,
이들은 그 치즈가 줄어들고 있는지도,
치즈 맛이 변하는 지도 몰랐다.

그러다가 마침내, 모든 치즈가 없어졌다.


그러자 생쥐들은 냄새를 맡기도 하고 빠르게 쫓아다니면서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꼬마 인간들은 
누가 자신들의 치즈를 옮겼을까 탄식하고 원망만 할 뿐
이미 치즈가 하나도 남지 않은 창고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꼬마 인간 허는 생각을 고쳐 먹고 치즈를 찾아 나서게 되고
헴은 그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여러가지 통찰을 해 나가던 가운데
허는 마침내 새로운 치즈 창고에 이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본의 아니게 지난 6년 5개월 근무하던 직장을 떠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책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불평과 원망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선 허가
약간의 치즈를 찾아내어 헴에게 가는 장면이다.


잠시 후 허는 C창고로 돌아가 헴을 만났다.

그는 헴에게 새 치즈 몇 조각을 주었지만 헴은 거절했다.
헴은 친구의 호의에 감사하다고 말하여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나는 새 치즈를 좋아하지 않아.
그건 내가 먹던 치즈가 아니야. 전에 먹던 치즈가 먹고 싶어.
내가 좋아하는 치즈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거야." 

허는 실망해서 고개를 흔들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 (65쪽)


현실 파악 못하는 불평쟁이 헴은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이 책은, 그 자리에서 불평하고 원망하다가
자기연민에 빠져 드는 것을 막아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실천이 필요하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나는 유일하지만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치즈를 찾아 끊임없이 나아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