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의 가곡 음반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들은 것이
1994년이었으니까, 지금부터 15년 전이다.

소프라노 신영옥이 부르는 우리 가곡의 느낌은 어떠할까?
단 한 곡 <내 마음은>이 예전 음반에 실려 있어서
너무나 아름답게 그 느낌을 살려낸 그녀의 솜씨를 맛 보았기에
금번에 나온 이 음반에 대한 기대감은 자뭇 컸다.


기대감이 너무 컸던 때문이었을까...

한국적인 애틋함이 거의 사라진 다소 어설픈 편곡들이
나에게는 너무 낯설었다.

물론, 그녀의 프리마 돈나로서의 기교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가곡 중간 부분을 편곡하여 어느 정도의 기교를 요하게 한 것은
나름 이해할 수 있는 시도긴 하지만...

신영옥 최고의 강점은
그런 기교보다는 그 음성에 담겨진 진솔함과 간절함인데,
이 노래들에서는 그런 애틋한 느낌은 거의 없었다.


뭐랄까... 한국 음식의 국제화를 위해
살사 소스에 가래떡을 넣어서 중남미식 떡볶이라고 부르는 듯한 느낌이라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를 원곡과 다르게 편곡하여 부르면
너무나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게 당연한 것 처럼,
가곡을 이렇게 뒤바꿔 버리니깐
가곡만의 정서에 빠져들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뭔가 답답한 음반이 되어 버렸다.


너무 악평을 한 것 같긴 한데,
늦가을에 어울리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들어볼 만한 음반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