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보면 본문 아래에 본문 글씨보다 작은 글씨로 내용이 첨가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주석이라고 합니다. 주석은 그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립니다. 방금 말한 것과 같이 본문 아래에 위치하는 주석을 각주라고 합니다. 그리고 책의 맨 뒤에 위치하는 것을 미주라고 합니다. 그 외에 두주, 협주, 주주, 측주, 보주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각주와 미주가 많이 쓰입니다. 

　주석은 본문 풀이 또는 내용 첨가, 출처 표기 등을 위하여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주석, 특히 각주의 경우 책을 읽는 사람을 참 난감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한 페이지에 본문의 내용보다 주석의 양이 더 많을 때입니다. 혹은 본문의 내용보다 적더라도 주석의 양이 상당 할 때입니다. 

　주석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첨가 되지만 양이 많을 경우 읽고 넘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 때 두 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주석을 읽을 경우 본문의 내용을 잊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술서나 인문서 등의 경우 그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을 때 주석이 있다면 그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주석의 난이도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골몰하다 보면 본문의 내용을 잊게 됩니다. 길을 잃어 지도를 봤는데 자신의 위치는 찾았지만 현재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잊어버리는 황당한 경우에 빠지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주석을 읽지 않고 넘어 갈 경우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참 어렵게 됩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에 대한 해결책은 일단 주석을 읽지 않고 넘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어 전체 내용을 머릿속에 그린 후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으로 돌아와 해당 주석을 보는, 세부적인 그림을 나중에 그려 넣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아니면 앞서 말한 방법을 취해야 하는데 이때 앞서 말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어느 방법을 택할지는 본인의 마음이지만 어느 방법을 택하든 하나만 명심하면 됩니다. 자신이 읽고 있는 내용 혹은 읽은 내용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