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대해 말하는 책인가?’ 하며 별 생각 없이 살펴봤다. 그러다가 이영재 목사님이 쓴 추천사를 봤다. 그간 이영재 목사님께 몇 번 강의 들은 적 있다. 꼼꼼하고 깊이 있으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신다. 신뢰하는 몇 안 되는 성경학자다. 그래서 이번에 추천사를 믿고 책을 선택했다.

 

농촌의 농부와 도시의 회사원. 성경에 대한 접근도 참 다를 것이다. 저자는 농촌목회를 하며 주로 어르신들을 만난다. 새벽마다 장별 설교를 하며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설명이 쉽게 되어 있다. 한 번에 바로 이해되고, 금방 읽어볼 수 있다.

 

우리도 누구나 성경을 읽으면서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장별로 하고, 책별로 할 수 있다. 그런 게 쌓이다보면 이런 책이 된다. 성경을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마냥 읽기만 할 게 아니다. 자기 말로, 자기가 느낀대로 정리해보면 훨씬 도움된다.

 

이 책의 유익은 성경의 전체 윤곽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직접 이렇게 성경을 정리해보자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다. 저자도 말한다. 성경만한 게 없다고. 이 책은 보조도구일 뿐이라고. 결국 성경을 깊이 알고 살아내는 게 중요하다면, 이 책을 읽을 뿐 아니라 이 책을 우리도 써야 한다.

 

신학적 소양이 얼마나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목회자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누구나 성경을 읽고 누구나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 대리자가 필요하지 않다. 성경읽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읽고 내가 하나님을 만날 일이다.

 

구약의 이야기는 성경을 여러 번 읽어도 헷갈릴 수 있다. 이 책의 정리를 따라가면 도움이 많이 된다. 부록으로 정리도 잘 되어 있다.

 

책은 요약 범위에 따라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저자는 두 걸음부터 시작했다. 만약 올 한 해 성경1독을 목표로 읽는다면 하루에 5장 정도씩 읽을 것이다. 그걸 정리하면 두 걸음 정도가 될 것이다. 하루 1장씩 읽는다면 세 걸음 정도 될 것이다. 성경을 더 세세하게 나눠 읽는다면 네 걸음도 될 것이다.

 

성경 읽기를 목표로 두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보고 느낀 건, 한 발 더 나아가 성경 정리를 해보는 거다. 1년에 다 못할 수도 있다. 2년이든 3년이든 충분히 도전해볼 일이다.

 

이 책은 성경 전체를 30개의 핵심어로 나누어 윤곽을 잡는다.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물론 30개로 나누다보니 빠지는 부분이 생긴다. 욥기, 시편 등이 그렇다. 그런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 성경을 모르는 사람, 잘 읽고픈 사람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