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암살’이라는 책 제목만으로도 상당한 임팩트가 있는 책이었다. 그런데, 빨간색 루트모양에서 자동차가 미끄러지고 떨어지는 그림을 직접 보고는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학적 사고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저지르는 잘못으로 이 세상에 오류가 벌어지는데 한몫하고 있는 것 같아 뜨끔하기까지 했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몇 개의 챕터로 구분하여 수학적 오류들을 전개하고 있는데, 가장먼저 분수에 대한 오류부터 정치계, 건강, 미디어, 경제계, 교육계, 과학 기술계, 그리고 수학자의 오류까지 약 200페이지에 걸쳐서 적혀있는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전반적인 분야의 수학적 오류에 내가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영어보다 수학을 상당히 좋아했고, 나름대로 분석적이고, 수학적 사고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과연 내가 모르고 저지르는 치명적인 수학적인 오류는 무엇일까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가장 먼저 제한적인 사고를 하고 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내용은 감자4개를 5명이 나눠가지는 멋진 해답이었다. 바로 퓨레(감자를 삶아 으깸)를 만들어서 나누는 방법에 대해 나와 있었다. 그리고 1,2,3... 수열에 이어지는 수열이 4,5,6 뿐만 아니라 두 개 숫자의 합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5, 8, 13, 21..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해결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예는 지금까지 내가 제한적인 수학적 사고를 하고 있었던 부분이고, 그 외에 200% 증가, 300% 증가 등의 표현을 잘못 사용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음도 알았다.

 

     이 책은 누구나 읽을 수 있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숫자의 계산이 필요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수학과 전혀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읽기 불편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스페인 책으로써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는 사고나 관점에 있어서 공감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스페인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상황과 우리나라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수학적 오류의 관점도 조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고, 공감되지 않는 내용은 따지려하기 보다 그냥 편하게 읽으면서 넘어가면 될 것 같고, 내가 범하고 있는 수학적 오류가 발견된다면 고치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