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안 아이들과 가장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건데요.

오늘은 클래식을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영화를 만나기 위해

메가박스 코엑스로 아주 먼 길을 나섰답니다.

지하철 파업이 끝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전철이 정상운행되지 않아

코엑스까지 가는데 정말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구요.

 

 

대부분의 영화가 흥미나 오락위주인것에 반해

이 영화는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쇼팽의 200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쇼팽이라는 음악가와 그의 화려한 에뛰드 전곡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로 감상할 수 있는

아주 뛰어난 3D 애니메이션이랍니다.

 

 

플라잉머신이라는 제목으로 추측했을때 뭔가 재미있는 기계나 로봇이 나오지 않을까

잔뜩 기대했던 아이들은 클래식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니

갑자기 잠잠해지더라구요.

 

제가 이 영화를 우리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이유는

클래식을 모르는 상태에서 음악을 들으면 사실 어렵고 지루하잖아요.

특히 피아노를 배우면서 단조의 바하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

좀 더 다양한 음악가와 클래식을 접해주고 싶었고,

클래식을 영상과 함께 보면서 쇼팽의 음악을 가장 쉽고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실사와 애니가 합성된 이영화는 굉장히 독특하더라구요.

영화의 첫 장면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영화로 시작됩니다.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공연하는

애니메이션 콘서트로 향하는 장면인데요.

공연을 관람할 마음으로 들뜬 아이들과는 달리 엄마는 자신의 일을 처리하느라

잠시 잠깐도 아이와 눈을 맞출 시간이 없는 전형적인 워킹맘이죠.

랑랑의 쇼팽 에튀드 피아노곡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은

폴란드를 떠나 영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친척집에 남겨진 애나의 스토리인데요.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오래된 피아노가 마술의 플라잉 머신으로 변하면서

동갑내기 사촌과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환상적인 3D 애니메이션 유럽 음악 여행이 시작 됩니다.

쇼팽이 태어난 폴란드를 배경으로 음악성 명성을 얻기위한 오스트리아로

그리고 다시 프랑스로~

짧은 생을 마감한 그의 마지막 묘지까지 쇼팽의 흔적을 따라가는데요.
피아노 선율에 맞춰 대사없이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모든 내용을 표현합니다.

물론 후반후에 실사와 애니가 결합되는 멋진 장면도 있구요.

각 배경곡마다 배경음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오기 때문에

음악을 눈으로 화면을 보고 이해하면서 들으니

더욱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처음에는 " 엄마 말은 안나오는 영화야?" 하던 7살 우리딸도

어느새 쇼팽의 음악에 취했는데요.

아빠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에 나오는 쇼팽의 음악을 듣고는

그만 엉엉 울어버렸답니다.

 

저명한 음악평론가 제임스 후네커는

" 쇼팽이 작곡한 피아노 음악 가운데에서 대부분이 사라지는 길을 걷게 될지라도

그의 에뛰드곡들만큼은 19세기를 대표하는 의미로 남게 될 것이다" 라고 언급했다네요.

 

중간 중간 낯익은 선율과 자신이 쳐본 곡이 나오자 깊게 몰입하는 큰 아이.

처음에는 별 기대없이 영화를 보았는데 나중엔 정말 감명깊었다면서

쇼팽의 곡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자신도 쇼팽곡을 연습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이 영화는 DVD가 나오면 꼭 소장해야겠다 싶을정도로 좋은 영화이고,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예요.

아직도 쇼팽의 에뛰드가 귀에 울리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