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가르치다보니 항상 교습 교재를 눈여겨 보는 편입니다.  좋은 교재 찾기 참 힘듭니다.  나쁜 교재가 없어서 더 힘듭니다.  이제는 책의 외장이며 종이질,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상향 평준화가 되었죠.  방대한 영어 시장의 규모며 provider와 learner의 아낌없는 투자의 결과겠죠.  교재는 넘치는데 과연 영어 학습자의 실력은 그게 걸맞게 향상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긴 합니다만.... 확실한 것 한가지는 translation에서 communicative로의 세대 전환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영어 교육이, 특히 회화 위주의 교육이 대중화되어 가고있는 가운데 ESP (English for Specific Purpose)에 대한 요구가 빠른 추세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영어 교육주체들의 ESP 티칭 관련 코스의 확대에서도 알수 있지만 서점의 외국어 교육 섹션에 가면 피부로 느껴집니다.  오랜만에 (한 반년쯤?) 오프라인 서점에 들러보니 ESP 코스북이 부쩍 늘어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intermediate to advanced level = ESP라는 일반적 합의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만, 그 이유중 하나가 survival하려는 목적도 specific purpose로 봐야하지 않을까 (배우는 주체의 입장에 따라서는 가능한 얘기겠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ESP에 대한 논의를 차치하고서 이번 텀에 맡게된 영어 강의용 교재를 찾던중 Everyday Survival English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항상 교재 선정시 첫번째로 고려해야할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학습자입니다.  학습자에게 적합한('적합한'이란 매우 애매한 단어이긴 하군요, '적합함'을 논하려면 학습자의 needs analysis가 필히 등장하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얘기가 길어집니다.), 흥미로운 교재를 써야함은 당연하겠지요.  그 다음으로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교사에게는 유용하고 손쉽게 쓰일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곳 학생님들을 보자면 연령대와 일이 다양한 성인이고 영어 proficiency가 비교적 낮습니다.  가다가다 심하게 초급이신분이 계시고 중상급에 드시는 분들도 있기때문에 강의 레벨과 교재 선정에 애를 먹습니다.  시리즈 코스북을 사용하게 되면 지나치게 쉽거나 또는 그 반대의 상황이 발생하게되고 그러면 중간에 drop-out이 속출하게되죠.  하여 항상 다양한 교재를 섞어 쓰고 extra material을 따로 챙겨드리곤 한답니다.  이번 텀에 쓸 교재로서 Everyday Survival English의 장점은 코스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초중급의 성인이 쉽게 배워 쓸 수 있는 회화 표현들이 상황별로 진행됩니다.  이번 텀엔 문법 설명을 최대한 줄이고 이 책에 나온 회화의 modelling, memorisation, demonstration에 monitoring을 통한 발음 교정을 수업의 기본 구조로 한번 가볼까 합니다. 
외국어 학습 분야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둔 티칭 방법은 없습니다.  모두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절반의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한마디로 학습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학습자의 필요에 맞는 교재로, 학습자와 잘통하는 교사가 가르치면 성공하는 것이죠.  
저의 학생님들 학습 목적에 이 책이 맞다고 판단했구요, 개인 학습을 원하시는 분들도 학습 목적이 쉽고 유용한 기초 회화 습득이라면 이 책을 강추 드립니다.  꼭 필요한 단어와 구, 표현들이 짤막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학습부담이 적습니다.  영어 회화가 막막하고 두렵고 힘든 성인에게 굉장한 장점이겠죠.  일단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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